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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소프트관광산업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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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소프트관광산업 육성하자

입력
2007.03.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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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해안가 달동네를 개발해 한국의 베버리힐즈로 개발하면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로 탈바꿈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Y박사(50)는 최근 부산을 소프트관광의 모범 사례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부산은 매년 대규모 영화제를 열어 영화도시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영화인들이 부산에 떨어뜨리는 돈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현재의 영화제 방식으론 부산시민들이 벌어 들이는 돈은 촬영 로케이션 제공료, 엑스트라 인건비, 숙박비 등에 한정돼 있다고 한다. 많은 돈이 들어가는 주연급 배우 출연료, 감독 등 스탭 보수, 마케팅 비용은 정작 서울로 흘러간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고지대 낡은 주택을 사들여 태평양이 보이는 고급 휴양지로 조성하면 국내외 스타들은 물론 부호들이 영화제 기간만이 아니라 연중 몰려와 즐기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 비용은 1,000억원가량 들지만, 공사 후에는 수조원의 자산가치 상승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성형산업이 발달된 점을 감안, 부산에 수백개의 성형 및 미용시설(뷰티 인프라)을 갖추면 전세계 여성들이 몰려올 것이다.

관광산업이 신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것은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지 않은 '고용없는 성장'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외화가득률이 훨씬 높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취업유발계수(10억원을 쓸 때 생기는 취업자수)는 52명(2002년 기준)으로 산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관광산업이 21세기형 고용산업으로 부상하는데도, 한국은 경주 설악산 등 명소 중심의 관광에 치중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하드웨어적 관광자원으론 중국의 방대한 역사자원, 인도네시아의 발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국관광하면 '볼 것 없고, 살 것 없고, 놀 것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퍼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낙후된 관광산업을 신 고용산업으로 육성하기위해선 명소 위주의 관광을 지양해야 한다. 테마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소프트관광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영 연방 스코틀랜드 주도인 에딘버러가 매년 20가지의 축제를 벌여 연 1,3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들이고 있음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관광산업으로 활로를 찾기 위해선 한류 열풍을 이용한 드라마, 영화, 대중문화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광상품화, 중국 등 아시아관광객을 불러들여야 한다. 한ㆍ중ㆍ일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대비, 남해안과 제주도의 관광클러스터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의 해전현장을 둘러보는 이순신벨트, 러일전쟁 당시 양국함대가 교전을 벌인 쓰시마섬과 연계한 도고벨트를 역사탐방 코스로 개발하면 일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동북아관광허브로 육성하려면 관광정책에 대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편리한 항공망 구축과 출입국 절차 간소화, 노비자정책, 관광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 인천공항에는 넥타이차림의 비즈니스맨이 넘실대고, 남도공항에는 반바지차림의 관광객이 북적대는 관광천국으로 만들어 일자리와 성장 두마리토끼를 잡아야 한다.

산업부장직대 이의춘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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