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환율 5년來 최대 21.41원 올라
지난주 ‘2ㆍ28 차이나쇼크’에 이은 ‘검은 월요일’의 급습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5일 종합주가지수(KOSPI)는 지난 주말보다 38.32포인트(2.71%) 하락한 1,376.1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13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주가가 내린 종목도 650개로 지난해 10월9일 이후 가장 많았다. 전 세계적인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의 엔화를 차입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지역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날 원ㆍ엔 환율은 21.41원 급등하며 100엔 당 822.8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2년 3월5일 22.60원 상승한 이후 5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모기지 부실 우려로 급락한데 이어 이날 일본과 중국 증시마저 크게 떨어지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외국인들마저 현ㆍ선물 동시 매도 규모를 늘려가자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만 2,7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도 이날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4% 가까이 급락했다. 외국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상하이 B지수의 경우 폭락세를 연출하며 6.9%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575.68포인트(3.34%) 급락한 16,642.25로 마감, 올 들어 최저가를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은 미국 증시가 지난주 말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하고,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고조된 상태에서 때마침 이날 발표된 중국 정부의 긴축 경제 선언의 영향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원ㆍ엔 환율은 100엔 당 822.80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9월5일 이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 세계적인 엔화 강세 속에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 역외에서 엔화를 사려는 세력이 몰려들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700억원을 넘어서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주말 대비 8.30원 상승한 951.40원을 기록했다.
외환은행 이상배 선임딜러는 “엔화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국내 엔화 대출이 주로 850~860원대에 포진해 있어 일단 840원이 무너지면 단기간에 900원선까지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