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나체주의자’ 취향 못 맞춰
미국 서부에서 74년간 나체주의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누드촌이 사라지게 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미스틱 오크스’라는 이름의 누드촌을 운영해온 플로라 닐슨(80ㆍ여)씨는 “태양과 건강을 좇아온 지난 53년간은 종교적인 경험이었다”며 “이를 계속하는 것이 이젠 쉽지 않게 됐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밝혔다.
닐슨씨는 1933년 로스앤젤레스 인근 오렌지카운티에 세워진 누드촌을 54년 에이커당 7달러에 인수, 지금까지 운영해왔다.
누드촌은 샌후안 카피스트라노와 엘시노어 호수 인근의 클리블랜드 국립공원의 해발 760m의 깊은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은 연간 400~500달러의 회비를 내고 작렬하는 태양아래 벌거 벗은채 테니스를 치거나 수영을 하고 하이킹을 하는 등 자연과의 일체감을 만끽해왔다.
누드촌에는 한때 200여명이 거주하는 등 인기를 누리기도 했으나 90년대 이후 젊은이들의 성향 변화와 함께 쇄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닐슨씨는 81년 이혼한 뒤 혼자 누드촌을 운영해 왔으며 96년에는 개발업자와 소송 끝에 300에이커가 넘던 땅이 129에이커로 줄었다. 더욱이 최근 신세대 나체주의자들이 자연에만 만족하지 않고 각종 오락과 편의시설을 원하는 등 취향이 바뀌면서 이를 따라갈 재원이 부족하자 그는 결국 매각을 결정했다.
닐슨씨는 “2000년 완전 나체촌에서 ‘조건부 착용’으로 일부 규정을 바꿔 젊은이들을 유치하려 했지만 날로 바빠지는 생활 속에서 먼 길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어드는데다 고객들의 취향이 바뀌면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53년간 살아온 미스틱 오크스를 최근 떠나 리버사이드카운티의 선시티로 이사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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