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찰에 구속된 최모(57)씨는 2004년 9월부터 2년여 동안 서울 강남에서 H안마시술소를 운영하면서 1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달 26일 검찰에 따로 적발된 A(97억), C(58억)안마시술소를 합하면 이 기간 세 업소가 벌어들인 돈은 무려 400억원이 넘는다.
현금 결제 비중이 높은 성매매 업소의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은 적발된 액수를 훨씬 상회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웬만한 중소기업 뺨치는 규모다. 강남에만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하는 안마시술소가 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소들의 인기 비결은 속칭 '이미지 클럽'을 차용한 독특한 영업방식에 있다. 욕탕과 침대 등 기본 시설은 여느 업소와 다를 게 없지만 객실마다 '테마(주제)'를 정해 변태적 성행위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교실방'에는 교복을, '베트남방'에는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성매매 여성이 주제와 어울리는 특정 복장을 하고 기다리는 식이다. 이 방식은 한때 일본에서 크게 유행했다.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활동도 한 몫 했다. 이들 업소는 '고객'과 함께 인터넷사이트에서 방문 후기 및 업소 정보를 공유하고 '할인 쿠폰'을 발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해왔다. 호기심을 자극한 전략은 주효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2년 4개월 동안 세 업소를 거쳐간 고객은 총 20만명이 넘었다. 경찰은 월 평균 3,200~4,800여명이 들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성매수자 신분 면면도 공개됐다. 일반 회사원뿐만 아니라 법조인 교수 언론인 의사 군인 등 전문직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직종이 망라돼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강남 일대에서 기업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최씨와 박모(52)씨를 구속하고 건물주와 성매수자 등 17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성매수자는 최근 3개월 동안 단속된 2만6,000명 중 10회 이상 성을 매수한 상습 사범들이다.
경찰은 또 H안마시술소의 불법 영업 사실을 알면서도 용도(당초 일반 사무실용) 변경을 묵인해 준 강남구청 직원 임모(43)씨를 불구속 입건(허위공문서 작성 등)하고 허가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H안마시술소 공동 건물주로 등기에 올라 있는 초등교원 A씨에 대해 성매매 업소인 사실을 알고 건물을 임대한 같은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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