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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테러/ 비통한 윤병장 부모 "자원할때 말렸는데…"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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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테러/ 비통한 윤병장 부모 "자원할때 말렸는데…" 오열

입력
2007.03.05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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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우리 장호, 어디를 간 거냐. 차라리 날 데려가지.”

생떼 같은 아들이 먼저 떠났다는 비보에 부모는 말을 잊지 못했다.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한 윤장호(27) 병장의 아버지 희석(64)씨는 “눈앞이 캄캄하다”며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어머니 이창희(59)씨는 “진짜 우리 장호가 죽었냐”며 간신히 소파에 몸을 기댄 채 하염없이 울었다. 허망하게 떠난 아들은 사진 액자 속에서 말없이 웃고만 있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윤씨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 연휴 때 안부전화를 해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게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슬퍼했다. 그는 “장호가 재작년에 자원 입대할 때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오히려 그 곳이 안전하다며 나를 설득했다”며 “사무실 책상에 아들 사진을 놓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윤씨는 “자원 입대하겠다는 아들을 끝내 말리지 못해 이런 변이 일어났다”는 후회도 했다. 그는 “장호는 미국에서도 혼자 아르바이트 하면서 공부할 정도로 자립심이 강했다”며 “어학 능력을 살리고 경험도 많이 해 제대 후 MBA(경영학 석사)에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자원 입대했는데 말리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날벼락 같은 아들의 죽음 소식에 어머니 이씨는 “불쌍한 우리 장호”를 외치며 오열했다. 이씨는 조카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윤 병장의 이모, 고모와 서로 부둥켜 안고 울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이씨는 “예의가 깍듯해 제대하고 나가면 엄마 아빠 고생 않게 해주겠다며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착한 아들이었다”며 흐느꼈다.

윤씨 부부는 다음달 1일 오전 10시 국방부에서 마련해준 전세기로 출국, 쿠웨이트에서 아들의 시신을 인계 받아 국내로 운구할 예정이다.

● 故 윤병장이 5개월전 부모님께 보내온 편지

"엄마 아빠… 여기 위험한 거 없으니까 걱정마세요"

엄마 아빠에게.

안녕?? ^^ 몸 건강히 잘 있지??

이 편지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네…

내일까지 내라고 하니까 2~3주 안에는 가겠지?

여기 생활은 괜찮아 한국에서 군생활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구,

미군들도 많아서 영어도 쓰구, 한국식당이 와서 밥 해주는데

반찬도 많고 군대밥보다 맛있고 고기도 매끼마다 나와.

당분간은 엄마랑 아빠랑 둘이만 있겠네…

형아랑 누나도 없는데, 심심하겠다… ㅋㅋ

여기 위험한 거 하나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구

6개월 동안 건강히 있다가 갈 테니까 그때 봐요

그럼 나중에 전화할께!!

2006. 9. 29

아프가니스탄에서 막내 장호가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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