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1,2위인 SK텔레콤과 KTF가 3위인 LG텔레콤 번호이동 가입자를 빼앗아 오기 위해 판매수수료(리베이트) 추가 지급은 물론, 전산망 운영 등에서 공동보조를 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는 설 전후로 1주일이 넘도록 번호이동 가입자를 맞추기 위해 서로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전산망(CSBS)을 차단했지만 LG텔레콤 가입자에 대해선 전산망을 정상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KTF는 자사 가입자가 상대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하면 일정시간 전산망을 막은 반면, LG텔레콤 가입자가 이들 두 회사로 번호이동을 하면 전산망을 차단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개통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양 사의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 사이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문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본사가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SK텔레콤과 KTF는 LG텔레콤 번호이동 가입자에 한해 일정 수준 이상의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베이트 중 일부는 대리점과 판매점이 챙기지만 상당수는 불법 보조금으로 전용되는 게 일반적이어서 LG텔레콤 가입자의 번호이동을 부추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KTF는 이에 대해 “3세대 이동통신 경쟁 때문에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 특정사를 상대로 전산망을 차단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리베이트를 추가 지급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을 겨냥한 게 아니라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가입자가 많은 KTF와의 번호이동을 차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가입자율이 17.4%인 LG텔레콤의 신규 가입자 순 증가율이 최근 30%에 이르자 양 사가 이를 의식해 벌인 조치인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통신위원회는 조만간 각 업체의 입장을 들어본 뒤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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