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씨(남)와 L씨(여)는 2003년 11월 결혼했다. 부부는 결혼 직후 남편 S씨가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하느라 3개월간 떨어져 지냈다. 2004년 2월 남편 S씨가 귀국했지만 이번에는 부인 L씨가 지방에서 직장을 갖는 바람에 주말 부부가 됐다. 이 사이 두 사람의 불화는 커졌고 2005년 8월 별거에 들어가 결국 이혼소송을 하게 됐다.
이때 S씨는 이혼소송과 함께 결혼 당시 L씨에게 줬던 다이아몬드 반지, 진주 목걸이 등 3,100만원 상당의 귀금속 예물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함께 냈다. 결혼 생활동안 사실상 함께 한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 손왕석)는 2일 “두 사람은 이혼을 하지만 부인 L씨가 남편 S씨에게 예물을 돌려 줄 필요는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결혼 예물은 혼인의 성립을 증명하고, 양가의 관계를 두텁게 할 목적으로 건네지는 것으로 증여와 유사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예물을 받은 쪽이 처음부터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었거나 그로 인해 혼인의 파국이 초래됐다는 사정이 없다”며 “1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혼인이 지속된 만큼 결혼 예물을 돌려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