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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상장 고비 넘으니또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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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상장 고비 넘으니또 '고비'

입력
2007.03.0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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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을 넘은 것처럼 보였던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가 다시 표류하고 있다. 18년을 끌어온 해묵은 논쟁은 올 1월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가 "생보사는 상호회사가 아닌 주식회사며, 그동안 배당도 충분했다"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갈등의 불씨가 다시 지펴지면서 자칫 '또다시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5일 재경위 주최로 생보사 상장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생보사를 상장하려면 증권선물거래소 규정을 고쳐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만 받으면 된다. 법 개정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국회는 이 문제에 관여할 입장이 아니다. 더구나 국회는 지난해 12월 공청회를 열려다 자문위 결론에 반발한 시민단체측 패널의 참석 거부로 취소한 적이 있다.

숙원 해결을 목전에 뒀던 생보사들은 자문위 발표 이후 대응을 포기하는 듯 했던 시민단체측 패널이 다시 공청회에 나서고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배당'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속속 발표하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번 공청회를 주도한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 측은 "대략 1,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유배당 상품 가입자를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생보사 상장은 국민 모두의 문제"라며 "이번 자문위 논의 과정은 공청회보다 오히려 청문회를 해야 할 정도로 의혹이 많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분위기가 반전된 데는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거래소 상장 규정 개정이 두 달 가까이 답보상태인 탓이 크다. 거래소 측은 현재 "검토 중이며 일정을 말할 처지가 아니다"는 답만 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올초 상장안 발표 직후 업계에 '구체적인 신뢰회복 방안'을 강조했음에도 업계 내부에서 공익기금 출연 등 사회공헌 방안 논의가 지지부진한데다 거래소에 신호를 줘야 할 금감위조차 재경부와의 이견 등으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금 출연에 대한 보험사들의 눈치보기도 걸림돌이다. 삼성ㆍ교보생명 등 배당 요구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대형사들은 "왜 우리가 다 내야 하느냐"며 버티는 반면, 중ㆍ소형사들은 "대형사 상장에 들러리가 될 수 없다"며 적극 참여를 꺼리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상장에 대한 갖가지 반발은 결국 돈을 더 내놓으라는 당국의 뜻 때문 아니겠느냐"며 "이번 공청회가 상장을 위한 통과의례가 될지 또 다른 여론몰이의 시작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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