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X월 X일 일본 도쿄(東京)의 이노베(伊野邊)씨 자택.
아침 일찍 일어난 노부부는 컴퓨터를 통한 건강검진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컴퓨터는 부부의 건강상태를 26인치 화면을 통해 설명하고, 필요할 경우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한 치료약을 처방해주기도 한다.
7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노베씨는 강의하는 인근 고교로 전기자동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지만 조기발견해 약으로 치료한 이노베씨의 부인은 한참 재미가 붙은 꽃꽂이 교실로 향했다.
50대인 아들은 탄력출근제에 따라 교통이 한가한 시간을 택해 연료전지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아들의 부인은 일이 끝난 후 말할 수 있는 ‘가사 로봇’으로부터 집안일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저녁때 한 자리에 모인 이노베씨 가족은 103인치 대형 화면을 통해 중국 유학중인 손녀와 화상 통화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일본 정부가 27일 공표한 2025년 일본가정의 생활상이다. 정부 자문기관인 ‘이노베이션 25 전략회의’가 전문가 등의 의견과 각 분야의 기술 예측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는 ‘마시면 건강검진이 가능한 캡슐’‘이산화탄소로 달리는 자동차’‘ 도쿄_오사카를 50분에 주파하는 신칸센’‘인공강우에 의한 사막 녹화작업’ 등 향후 기대되는 기술도 20개 항목에 걸쳐 제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취임때부터 저출산 고령화로 허덕이고 있는 일본의 유일한 선택은 이노베이션을 통한 생산력 향상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보고서는 이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략회의는 5월까지 구체적인 전략지침도 작성할 방침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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