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22일 열린우리당 신임 지도부와 가진 만찬 회동에서 “운하가 우리 현실에 맞는 것이냐”면서 “토목 사업은 미래 청사진이 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전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한반도 대운하’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이에 한 참석자는 “경인 운하는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타당하지만 한반도 대운하는 그것과는 다르다”면서 노 대통령의 언급에 동의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등을 함께 거론하면서 “우리 역사가 퇴행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만찬에 참석했던 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각각 ‘유신 이미지’와 ‘개발시대 상징’ 등을 들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에 대해 다소 부정적 언급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노 대통령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직접 비판한 것이 아니라 최근 한나라당 대선주자 사이에 벌어지는 공방이 구태정치 재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27일 인터넷 매체와의 회견에서도 “(경제보다) 정치를 잘 아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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