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골을 부탁해!’
베이징으로 향하는 대장정의 첫 관문 돌파에 나서는 핌 베어벡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예멘(FIFA랭킹 143위)과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1차전(28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ㆍKBS2) ‘필승 카드’로 박주영(FC서울)을 내세웠다.
베어벡 감독은 예멘전을 하루 앞둔 27일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며 수비와 공격의 조직력을 다졌다. 통상 경기 전날 가벼운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로 베어벡 감독이 베이징행의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멘전 대승을 노리고 있는 베어벡 감독이 믿는 ‘선봉장’은 다름 아닌 ‘축구 천재’ 박주영이다.
27일 오후 11대 11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가다듬은 베어벡 감독은 훈련이 끝난 후 박주영을 불러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인터뷰에 나선 베어벡 감독은 “문전에서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을 요구했다”며 박주영에게 스트라이커 본연의 임무인 ‘골 사냥’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베어벡 감독은 “박주영은 골대 앞에서의 플레이가 뛰어난 선수다. 경기를 컨트롤하고 찬스를 만드는 임무는 오장은(울산)과 백지훈(수원)의 몫인 만큼 적극적으로 문전으로 파고 들어가 득점을 노릴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주영이 소속팀의 전지훈련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예멘전에서도 골을 넣기 위해 조금 더 에너지를 집중해주기를 바란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베어벡 감독이 이례적으로 박주영에게 ‘골사냥 특명’을 내린 것은 중요한 경기에 앞서 자신감을 불어 넣어 그의 ‘킬러 본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의중으로 풀이된다.
인터뷰에 나선 박주영도 “올림픽대표팀의 첫 경기인 만큼 대승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베어벡 감독의 ‘골사냥 특명’에 화답했다. 박주영은 “실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컨디션과 볼을 가졌을 때의 움직임 모두 좋은 상태다. 동료들과도 오랫동안 청소년대표팀에서 발을 맞춰본 만큼 눈빛만 봐도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며 예멘전 승리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K리그와 대표팀에서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린 박주영이 정해년 들어 처음 홈에서 열리는 대표팀 경기에서 득점포를 작렬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주=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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