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는 어디 있는가.’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을 겨낭한 테러가 탈레반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탈레반을 이끌고 있는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사진)의 행적이 다시 관심사로 부상했다. ‘지식 추구자’라는 뜻의 ‘탈리브(talib)’로 자칭하는 그의 행적은 그러나 극소수 측근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5일자)에 따르면 올해 47세인 오마르는 종교 교육가 출신으로 똑똑하기는 했으나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는 풍부하지 않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 성직자였다. 그러나 1980년대 당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구 소련군에 대항, 무자헤딘(전사)로 활동하다 89년 오른쪽 눈을 잃었다.
94년 구 소련군이 물러간 뒤에는 군벌에 대항해 탈레반을 결성해 세력을 확장하면서 지금은 탈레반에게 오마르의 말 한마디는 법보다 더 강력한 권위를 지닌다. 특히 아프간 지역 지도자들이 부도덕하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대조적으로 오마르에 대해서는 “고결하다”는 인식이 대중 사이에 깊게 뿌리내려 있다.
이슬람의 가르침을 내세워 자신의 사진조차 거의 찍지 못하게 하는 등 철저히 가려져 있는 행적 역시 오마르를 신비로운 인물로 비치게 하는 요인이다. 탈레반의 집권 평의회인 ‘슈라’ 구성원들조차 그의 최측근들을 통해 그와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 장교들이나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만 3,000명의 탈레반 전사가 숨지는 등 탈레반의 인명피해가 심각한 상태여서 탈레반이 무력으로 영향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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