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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800원대 상승… 엔 캐리 청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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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800원대 상승… 엔 캐리 청산하나

입력
2007.03.0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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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엔 환율이 2일 100엔 당 8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5일 이후 약 3개월여 만이다.

원ㆍ엔 환율의 갑작스런 상승세는 '2ㆍ28 차이나 쇼크' 이후 저금리의 엔화를 차입해 중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 나와 엔화로 되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번 주 들어 엔화 가치가 1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엔 캐리 청산 움직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 들어 엔화 가치는 달러ㆍ유로화에 대해 전주보다 3% 내외 상승했다.

하지만 엔 캐리 청산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성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총 6,000억~7,000억 달러에 달하는 엔 캐리 자금 중 신흥시장에 투자된 일부 자금이 철수하고 있지만, 엔 캐리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저금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 연 0.5%에 불과한 일본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 한 본격적인 청산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엔화 강세의 끝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23일 772원대에 머물던 원ㆍ엔 환율이 불과 일주일 만에 30원 가량 상승한 것처럼 단기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830원 선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이상배 선임딜러는 "신흥시장의 불안이 더 지속되면 일본 금리 상승 여부와 상관없이 갑자기 엔 캐리 청산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현재의 엔고 추세가 어느 지점까지 상승할 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원ㆍ엔 환율의 급등으로 현재 200억 달러 내외로 추산되는 국내 엔화 대출에서 손실이 발생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엔화 대출은 100엔 당 860~870원대 였던 지난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아직 환율에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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