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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전작권, 목표연도 vs. 새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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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전작권, 목표연도 vs. 새집짓기

입력
2007.03.0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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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7일. 한미 양국이 전시작전지휘통제권을 전환하기로 한 연도와 일자다. 한미 양국은 전작권을 전환하는 방향성에 이미 합의한 가운데 구체적 일자를 확정하는 협상을 진행해 왔다.

미국은 2009년을 고집했고, 우리정부는 군사적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2012년을 제시하면서 줄다리기를 해왔다. 목표연도를 확정하여 전환의 방향성을 공고하게 하려는 방식을 '타깃 이어(Targer Year)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새 집을 지을 때 준공일자를 미리 확정하는 시공방법이다.

● 시기보다 목표조건 충족이 중요

한편 지난해 8월 중순, 우리 군 당국은 전작권 전환을 미국과 본격 협의하기 직전에 우리 군이 준비해야 할 조건들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국군이 한반도 전 지역에서 독자적인 작전기획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전환을 준비하는 기간에 외부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대체전력을 건설해야 한다.

그리고 전작권 전환 여부와 관계없이 유지될 주한미군, 증원미군전력과 국군을 결합하여 효과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연합군사기구'를 만들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모의실험해봐야 하고, 전환을 준비하는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군사적 위기조치에도 대응태세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 군이 공개적으로 제시한 조건들에 필자는 공감한다. 우리 군 당국이 처음 제시한 이러한 조건들을 일정에 무관하게 구비해가는 노력을 통해 전환을 완결짓는 방식을 '목표조건 충족(Target Program) 방식'이라 부를 수 있다. 준공일자보다는 '보다 좋은 집'을 짓는데 중점을 두는 시공방식이다.

목표연도와 목표조건의 충족 가능성을 평가하는 관점에서 우리 안보ㆍ군사전문가들의 통찰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년은 준비에 충분한 기간이고 군사적 조건들을 충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른 일부에서는 북한 핵폐기의 불확실성 등 우리가 처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목표연도에 구속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북핵폐기라는 전략적 조건도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는 요구도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안보태세와 관련하여 '목표연도' 보다는 '목표조건 충족'을 더욱 중요시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지난해 10월 한미 양측은 2009년 10월 15일 이후 2012년 3월 15일보다 늦지 않은 시기에 신속하게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불과 4개월 만에 지난해 합의한 목표기간보다 32일 늦게 목표연도 일자를 확정하였다. 불과 32일이지만, 목표연도에 대한 기존 합의를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 한미 양측이 유연성을 보인 중요한 사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목표연도 확정 자체는 안보주체들과 국민들을 경각시켜 목표 충족을 위한 배전의 노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목표연도 때문에 목표조건 충족이 되지 않은 가운데 전환되는 일은 없을 것임을 한미 양국이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지난 해 10월 발표된 한미 양국 국방장관회담 결과 전환에 필요한 준비사항들을 양국 합참의장은 매년 평가하여 양국 장관회담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절차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 세세손손 살 집 짓는 심정으로

새 집을 지을 때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상업적 목적으로 집을 지어 되팔아 이익을 남기려 할 때가 있고, 자자손손 삶의 터전으로 기거할 집을 지을 때가 있다.

상업적 목적으로 짓는 집은 복잡한 계약관계 때문에 준공시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세세손손 후손이 기거할 집은 준공시기보다 '좋은 집'을 짓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전작권 전환일자를 확정한 이후 우리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집'을 짓는 것이라고 했다. 세세손손 후손이 기거할 집을 짓는 집주인의 심정으로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 충족에 중점을 둔 준비가 진행돼야 한다.

백승주ㆍ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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