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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심한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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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심한 '별'들

입력
2007.03.0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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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의 골프 문화와 관련해 "이제는 쿠데타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전쟁이 터지지 않는 한 부킹을 취소하지 않는다는 군인들의 골프 집착 현상을 빗댄 말이다.

이역만리 전장(戰場)에 나갔다 폭탄테러에 희생된 윤장호 하사의 시신이 쿠웨이트에서 운구되는 1일에도 군인들의 골프가 도마에 올랐다. 온국민의 애도와 추모가 이어진 날에 장성급을 비롯한 현역 장교들이 무더기로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인도 출입이 가능한 태릉과 남성대 골프장 집계로만 100여명이었다니 군이 운영하는 전국의 30여 골프장을 합치면 수백명의 장교들이 추모 분위기는 아랑곳없이 '굿 샷'을 외쳤을 법하다.

국방부는 골프와 관련한 물의를 예방하기 위해 이날 아침 골프 자제령을 내려놓은 터였다. 국방부는 뒤늦게 "국방대학교 안보과정에서 연수하고 있는 장교들이 대부분으로 휴일이라 지침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골프를 친 장교들 중에는 국방부에 근무하는 소장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골프 장교'들은 버젓이 관용차량을 타고 골프장에 나타났다. 운전병을 대동한 관용차량의 골프장 출입은 병사들의 사병화(私兵化)라는 지적 때문에 한 때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슬금슬금 사문화했다.

체력 단력을 위해, 훈련 삼아 한다는 군인들의 골프를 무조건 탓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군인의 생명과는 같은 안보의식에 대한 무감각과 군기의 실종이다. 굳이 자제령이 없었더라도 이역의 전장에서 스러진 부하를 떠올리며 골프채를 잡는 대신 옷깃을 여미는 게 군인의 도가 아닐까.

더욱이 3ㆍ1절인 이 날은 일제치하에 항거한 순국영령을 추모하는 날이기도 했다. 현대군의 모태가 된 독립군 영령이 알았다면 땅을 치고 통곡할 노릇이다.

김정곤 사회부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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