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엔진 자동정지… 연비는 국내출시 세단 중 최고
혼다가 예고한 하이브리드 카가 드디어 국내에 출시됐다. 하이브리드 카는 발진이나 가속 등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할 때 전기모터가 동력을 보조, 엔진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자동차’다. 신호 대기 등 운전 정지 시에는 엔진가동이 자동으로 멈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까지 있어 ‘탁월한 연비’와 ‘친환경’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혼다가 하이브리드카로 선택한 차종은 시빅이다. 아반떼보다 조금 크고, 소나타보다는 작은 준중형급으로 혼다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혼다가 어코드, 레전드 등 상위 모델을 두고 굳이 시빅을 택한 것은 연비와 무관치 않다. 시빅의 공인 연비는 리더(ℓ) 당 23.2㎞로 국내에 출시된 세단 차량 중 가장 높다.
4도어형 외관은 미래형 차량답게 직관적이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차량을 보는 느낌이다. 문을 열고 차량에 탑승해도 그 느낌은 지속된다. 속도계와 연료계 등을 모두 디지털화해 화려한 색채감이 눈길을 끈다.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주니 제법 강한 힘이 느껴지며 서서히 움직였다. 1.3ℓ SOHC엔진이지만 발진이나 가속 시 모터가 엔진 동력을 보조하는 ‘병렬방식’을 적용, 1.8ℓ 급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혼다측의 설명이다.
잦은 신호를 받아야 하는 시내 주행에서 시빅 하이브리드의 성능은 빛을 발휘했다. 신호대기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자 곧바로 엔진 작동이 멈췄다. 일반 차량의 경우 신호대기 때 엔진의 진동이 발끝에 전달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차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혹시 시동이 완전히 꺼진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파란 불이 켜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잠시 후 엔진은 다시 작동했다. 급발진으로 인해 쓸데 없는 연료 낭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한 것도 시빅 하이브리드의 특징이다.
연료절감 장치 덕분이었을까. 100㎞ 가까이 달렸는데 10개 가량 되는 연료계의 표시 눈금이 겨우 하나 떨어졌다. 확실히 일반 차량에 비해 우수한 연비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도로 주행 시 연비가 리터 당 15㎞ 안팎으로 혼다측이 제시한 공인 연비만큼 탁월하지만은 않았다. 좌석 쿠션이 딱딱해 장기간 운전할 경우 피로감이 빨리 찾아온다는 것도 흠이다. 가격도 3,390만원으로 일반 승용차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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