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의 인수ㆍ합병(M&A) 물결이 철강회사에 원료를 공급하는 철광석 및 석탄회사들의 M&A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세에 처하게 된 철강업체들이 구매협상력(바잉파워ㆍBuying Power)을 만회하기 위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1일 외신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광석 회사 중 하나인 브라질의 ‘발레 도 리오 도세’(CVRD)는 최근 호주의 석탄회사인 ‘AMCI 홀딩스’를 6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가브리엘 스톨리어 CVRD 기획이사는 “AMCI 인수는 CVRD가 본격적인 석탄 사업을 시작한다는 의미”라며 “2010년까지 석탄 생산 규모를 3,000만톤까지 늘려 세계 10대 석탄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CVRD의 이번 인수가 철광석 및 석탄 회사들의 M&A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 철광석 시장은 현재 호주의 BHP빌리튼과 리오틴토, 브라질의 CVRD 등 3대 메이저사가 7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이들은 2005년 철광석 가격을 71.5%나 올린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철광석과 함께 철강 주요 원자재인 석탄시장까지 과점화 될 경우 철강가격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이다.
특히 포스코는 CVRD에서 연간 사용량의 23%인 1,000만톤의 철광석을 구매하고 있다. CVRD는 최근 서울사무소까지 설치하는 등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CVRD는 이미 포스코와 합작으로 철강원료 생산사인 코브라스코를 설립ㆍ운영하고 있고, 동국제강 및 다니엘리(이탈리아) 등과 함께 제철소인 세아라스틸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과도 지난해 원료 조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CVRD가 호주의 석탄 회사인 AMCI를 인수한 것은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따라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철강회사들을 주요 고객사로 삼겠다는 전략”이라며 “CVRD의 고위 관계자가 곧 방한해 철강업체들과 협의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