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수북이 쌓인 청첩장들이 결혼 시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결혼 준비로 바쁜 젊은 예비 부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백년해로를 지켜 줄 건강 체크이다.
결혼 전 앓고 있던 지병이 있다면 이후 결혼생활을 위해 파트너에게 알리고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정밀진단을 하는 것은 당연한 에티켓. 또한 출산을 앞둔 여성의 혼전 진단은 2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이기도 하다. 예비부부를 위한 혼전 건강 검진에 대해 알아본다.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
주요 대형 병원들은 대체로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소한의 필수 검사만으로 구성된 혼전 건강확인 신체검사의 비용은 병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1인 당 10만 원 내외이다. 신장, 체중, 혈압 등 기초적인 데이터 체크 외에 당뇨검사, 각종 간 수치 검사, 매독반응, 풍진검사, 에이즈 검사들로 이뤄져 있다.
왜 이런 간단한 검사를 번거롭게 받아야 하냐고 하지만 적혈구, 혈소판 측정 등을 통해 혈액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각종 유전병과 성인병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초자료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신의 혈액형을 확인(의외로 정확한 혈액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음)해서 이후 분만 시 수혈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야 하며 RH 음성이라면 두 번째 출산 때 아기에게 용혈성 빈혈이 나타날 수 있어 미리 점검, 예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본 검진 외에 여러 과목의 심층 검진이 포함된 건강검진 프로그램들도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예비부부 검사프로그램의 가격은 신부가 45만원, 신랑 37만원이다. 골반초음파, 심전도, 복부초음파, 위 내시경 검사 등이 기본 검사 외에 실시된다.
한양대 병원은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검사, 정액 검사가 포함된 신랑 검진(63만원), 유방암, 자궁암 검진 및 빈혈 검사 항목이 들어간 신부 검진 상품(68만원)을 판매한다. 경희대병원의 양ㆍ한방 예비부부 검진 프로그램은 남녀 커플 기준 80만원이다.
김정선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는 “일반적인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병이 많이 생기는 중년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20대 후반이 주 연령층인 예비부부들에게는 적절치 않은 경우가 있다” 며 “혼전 건강진단을 통해 결혼이라는 큰 일을 계기로 젊은 시절 거의 무관심했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건강한 신혼여행위해 철저한 준비를
들뜬 마음으로 떠나는 신혼여행. 준비가 소홀하면 좋은 분위기를 망치고 씻기 힘든 후유증으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신혼 초에는 잦은 성 관계로 인한 여성의 빈뇨, 배뇨곤란, 잔뇨감 등을 동반한 일명 ‘허니문 방광염’의 위험성이 높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부부관계 후 반드시 소변을 보고 바로 물 두 세 컵을 마시며 욕조 목욕보다는 샤워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여행 기간 동안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를 오래 착용하지 않고 커피, 차, 알코올, 탄산음료 등의 과음을 피하도록 한다.
선병원 가정의학과 전희선 과장은 “열대 아프리카, 솔로몬제도, 파푸아 뉴기니, 태국-미얀마 접경지대 등은 말라리아를 조심해야 하는 지역이므로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간다면 미리 예방약을 먹고 모기가 활동하는 밤시간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혼여행 때 신경을 못써 낭패를 보는 것 중 하나가 콘택트 렌즈 관리이다. 몸이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평소 별 문제 없이 쓰던 렌즈가 결혼식 때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데 바쁜 일정 때문에 안경을 챙기지 못해 신혼 여행지에서 렌즈를 사용하지 못하고 급기야 관광지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진다.
안과 전문의들은 되도록 1회용 렌즈를 미리 준비해 세척 등 관리가 힘든 여행지에서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기내에서 건조해진 렌즈와 눈 관리를 위해 세척용액 등을 미리 휴대 가방에 챙겨두는 것도 필요하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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