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라오는 3월. 꽃놀이에 취하는 때이다. 꽃을 맞으면 가슴은 따스하고 풍성해지지만 유명 꽃마을은 꽃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꽃 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이다. 이럴 때 틈새 여행을 한 번 계획해보자. 한국관광공사는 ‘3월의 가볼 만 한 곳’으로 전국 4개 지역의 독특한 박물관들을 추천했다. 봄빛 완연한 아름다운 곳에서의 이색적인 박물관 여행, 뿌듯하다.
# 국립해양유물전시관, 목포자연사박물관/ 전남 목포시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국내 유일의 국립해양박물관이자 수중발굴조사기관이다. 원래 1976년부터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인양된 ‘신안선’의 선체와 유물의 보존처리와 복원을 전담하기 위한 ‘목포보존처리장’으로 문을 열었다. 1984년까지 진행된 발굴조사에서는 도자기, 동전, 금속유물, 향신료 등 총 2만3,502점의 유물이 인양됐다.
또 진도 벽파리의 통나무배, 목포 달리도배, 군산 비안도와 군산 십이동파도의 해저유물 등 10여 차례의 수중발굴조사를 맡았었다. 전시관에는 완벽하게 보존처리된 신안선과 완도선 뿐 아니라 우리나라 배의 역사, 전통 어촌의 문화와 어구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유물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061)270-2000
2004년에 개관한 목포자연사박물관은 다양한 체험공간을 갖추고 있는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이다. 중앙홀의 거대한 공룡 화석을 비롯해 46억 년의 지구 역사가 낳은 각종 자연사 유물들과 만날 수 있다. (061)274-3655 목포시청 관광기획과 (061)270-8194
# 박물관 고을, 영월/ 강원 영월군
영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종과 청령포, 충절의 고장 등이다. 최근 영월의 새 별명이 생겼다. ‘박물관의 고을’이다. 영월은 2006년 한 조사에서 인구 대비 박물관 보유 밀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혔다. 대표적인 박물관은 동강사진박물관(033-375-4554), 조선민화박물관(375-6100), 영월책박물관(372-1713), 곤충박물관(374-5888) 등이다.
사진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공립 사진박물관이다. 동강 사진 뿐 아니라 국내 유명 사진작가들의 사진전이 열린다. 조선민화박물관은 작호도(鵲虎圖) 운룡도(雲龍圖) 등 조선 서민들의 친구였던 정겨운 민화들을 전시하고 있다.
책박물관과 곤충박물관은 옛 폐교를 이용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책박물관에는 신식 인쇄술이 도입된 1883년부터 최근의 책까지 우리 인쇄문화의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책들이 모여있다. 곤충박물관은 도시에서 보기 힘든 나비, 잠자리, 딱정벌레 등 1만 여 종, 3만 여 점의 곤충을 전시하고 있다.
영월에는 이 밖에도 단종 역사관, 난고 김삿갓 문학관, 별마로 천문대, 국제현대미술관, 묵산 미술관 등 박물관이란 칭호를 쓰지 않았을 뿐 박물관과 다름없는 규모와 수준을 자랑하는 곳이 부지기수이다. 동강과 서강의 맑고 푸른 봄 물길을 보는 것은 여행의 보너스다.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370-2542
# 백제역사문화관/ 충남 부여군
약 700년간 이어진 백제 역사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익산 미륵사지의 3탑 3금당을 본 따 건립됐으며 찬란했던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21세기의 시각에서 복원시켰다. 4개의 상설전시실을 비롯해 기획전시실, 백제정보자료실, 어린이 체험실 등에는 각각 백제의 역사, 백제의 생활문화, 백제의 정신세계, 백제의 계승을 주제로 한 다양한 볼거리, 배울거리들이 가득하다.
멀티 스크린을 비롯한 첨단 영상 기법과 사실적 모형을 다양하게 배치해 재미있게 역사를 배울 수 있게 했다. 백제의 도읍지였던 하남 위례성, 공주, 부여 등 여러 지방에 흩어져 있던 백제의 문화유산을 복원된 전시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041)830-3400
백제 역사문화관 외에도 부여에는 국립부여박물관, 정림사지박물관, 인삼박물관 등 의미있고 재미있는 박물관들이 모여있어 자녀들과 함께 하는 체험학습여행, 초중고생들의 수학여행지로 인기이다. 능산리 고분군, 궁남지, 부소산성, 서동요 세트장과 백마강 유람선 체험 등은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즐거운 나들이이다.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252
# 해녀박물관, 돌하루방공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는 ‘박물관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박물관이 있지만 정작 제주 민초들의 애환이 담긴 박물관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해녀박물관과 돌하루방공원은 제주를 상징하며 그 곳 주민들의 삶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이색박물관들이다.
제주 해녀들이 항일운동을 했던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세워진 해녀박물관에서는 일본과 한국에만 있다는 해녀의 역사와 삶, 그리고 전통어로현장을 볼 수 있다. 해녀옷 입어보기, 물허벅 등에 져보기 등 흥미진진한 해녀션壅?가능하다. (064)782-9898
북촌의 돌하루방공원에는 제주의 대표적 상징인 돌하루방의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다. 제주 각지에 흩어져 있는 48개의 돌하루방을 한 곳에 모아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고, 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산책로도 조성해 놓았다.(064)782-0570
전 세계 감귤을 한 곳에 모은 서귀포 감귤박물관, 초기 철기시대의 주거지를 볼 수 있는 삼양동선사유적지와 일본군이 주둔했던 미로형 지하요새인 평화박물관 역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박물관이다. 제주시청 관광진흥과 (064)728-2753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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