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이 문학시장을 좌지우지한다고 이곳 저곳에서 우려의 말씀들이 많으시다. 한국 작가들의 상상력이 부족하고, 대중 독자와 괴리되어 있다는 질책도 잊지 않으신다.
동시대 한국 작가로서 반성도 한다. 그러나, 그런 말씀들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켠에서 이런 생각들도 슬몃슬몃 고개를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이든 우루과이든, 토고이든, 좋은 작가의 작품이라면 얼마든지 수입해서 독자들에게 읽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우리가 카프카나 카뮈의 국적을 상관하지 않는 것처럼). 그런 것에 반대할 작가들은 없다.
작가란 마치 적십자회원과도 같은 것이어서, 언어에는 국경이 있지만, 세계관에는 국경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 문학은 본질적으로 날 것의 인간을 다루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국경은 무의미하다.
문학에서 국경을 의식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상품과 정치의 시각으로 예단하려는 분들뿐이다. 작금의 일본 소설 문제는 마치 부동산 버블과도 같아서, 머지않아 해결될 문제이다.
그러니, 너무 염려들 하지 마시라. 문학이 뭐 월드컵 예선전도 아니고, 프리미어리그도 아닌 바에야. 어느 나라 소설이든 많이들 읽고, 많이들 고민해주시라.
소설가 이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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