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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희와 오달자 '볼수록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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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희와 오달자 '볼수록 좋은 이유'

입력
2007.03.0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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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대에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SBS <외과의사 봉달희> 와 KBS <달자의 봄> . 여자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옛날 연애 드라마와는 다르다. 달희(이요원)와 달자(채림)의 사랑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두 캐릭터의 직장관련 에피소드가 다양하고 현실적이어서 호평을 얻고 있다. 달희와 달자를 통해 여성의 눈에 비춰진 직장의 모습을 비교했다.

남자들의 호통 VS 여성들의 수다

달희가 일하는 한국병원은 모든 상사가 남자들. 그들은 <외과의사 봉달희> 의 팬들에게 ‘버럭 범수’라는 별명까지 얻은 중근(이범수)처럼 부하직원에게 호통을 치는 일도 다반사다.

건욱(김민준)과 중근처럼 환자만을 생각하는 의사도 있지만, 현탁(박근형)처럼 권력을 좇는 상사도 있다. 고압적이고, 출세지향적이거나 혹은 정의를 좇는 남자 상사들의 몇몇 이미지를 반영한 셈이다.

반면 달자가 일하는 홈쇼핑 회사는 직원 대부분이 여자. 서로의 사생활도 챙기는 동지애로 뭉친 이들이 화장실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직장생활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다. 남자들은 윗사람 눈치만 보는 과장처럼 큰 야심이 없다. 여성의 비중이 늘어난 요즘, 직장의 모습과 근근히 살아가는 소시민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1년차는 봐준다 VS 공사철저

레지던트 1년차 달희는 극중에서 환자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병원을 무단 이탈한다. 중근은 그녀를 처벌하는 대신 어르고 달래 돌아오도록 만든다.

하지만 모두에게 베테랑이 될 것을 요구하는 달자의 회사는 보다 냉정하다. 달자는 회사의 큰 고객인 기중(이현우)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데이트 한번 했다가 문제가 불거져 좌천되고, 팀장 신자(양희경)는 아이가 수술을 받는 동안에도 끝까지 자신의 일을 처리한다.

물론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결국 아이에게 가긴 하지만, 아무리 평소에는 서로 살갑게 대하더라도 직장은 결국 자기가 자기 일을 감당해야 하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스승이자 상사인 연인 VS 연하남

달희는 중근과 건욱과 삼각관계를 이룬다. 이들은 달희에게 엄격한 상사이면서, 아낌없는 조언을 주는 스승이기도 하다. 이것은 직장초년생이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는 이상적인 상사의 모습은 아닐까. 반면 30대의 홈쇼핑 대리 달자는 더 이상 그런 로맨스를 꿈꾸지 않는다. 직장에 있는 남자라곤 배 나온 과장님이나 능글맞은 바람둥이 세도(공형진)밖에 없으니, 사내 연애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여자 못지않게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되는 것은 요즘 직장의 새 풍속도. 대신 달자는 직장 밖에서 ‘때가 덜묻은’ 매력적인 연하남 태봉(이민기)과 사귄다.

독백이 남기는 것

달자와 달희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일하지만, 똑같이 독백으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한다. 이는 <섹스 앤 더 시티> 와 <그레이 아나토미> 등 여성이 주인공인 해외드라마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자신의 생각들을 일기처럼 정리하는 요즘 여성의 모습과도 비슷하다.

달자와 달희는 직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작지만 의미 있는 깨달음을 얻고, 그것들을 독백으로 정리하면서 성장한다. <외과의사 봉달희> 와 <달자의 봄> 이 멜로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직장 여성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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