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아서 M 슐레진저 주니어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89세. 슐레진저는 이날 밤 뉴욕 맨해튼에서 가족들과 외식하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고 아들이 밝혔다.
생전 나비 넥타이와 뿔테 안경이 트레이드마크였던 슐레진저는 특히 ‘제왕적 대통령(Imperial Presidency)’이라는 조어를 처음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베트남전을 치르면서 무리하게 권력을 행사한 닉슨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전 세계를 미국의 지배 아래 두고 제왕적으로 통치하려는 세력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1938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슐레진저는 27세였던 45년에 앤드루 잭슨 전 미 대통령의 통치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잭슨의 시대> 를 발간해 역사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50년대 들어서는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60년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케네디의 암살로 공직에서 물러난 후 케네디 행정부의 연대기이자 비망록인 <1,000일>이라는 저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나, 케네디가를 너무 미화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잭슨의>
슐레진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들고나온 ‘예방적 전쟁(preventive war)’론에 대해 “미국이 세계의 재판관, 배심원이자 집행관이 된다는 것은 비극적일 정도로 잘못된 개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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