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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관회장 "청소·경비도 어엿한 경제 핵심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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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관회장 "청소·경비도 어엿한 경제 핵심 축"

입력
2007.03.0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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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분들을 어엿한 경제인으로 봐 주면 좋겠습니다.”

27일 중소기업 발전과 직능인의 권익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구자관(63) 삼구개발 회장은 “청소용역직원, 이ㆍ미용사들도 우리경제를 움직이는 핵심축”이라며 “그늘진 곳에서 일하는 직능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강의 기적도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청소ㆍ경비용역업체인 삼구개발만 보더라도 직능인들의 역할을 실감할 수 있다. 그는 1976년 2명의 직원과 함께 청소용역업을 시작했다. 10여년동안 연간 매출이 8,7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고난의 나날이었다. 자살 생각도 수차례 했다. 그를 죽음의 수렁에서 건져낸 것은 임무를 꿋꿋하게 해 낸 직원들이었다.

직원들의 성실함에 탄복한 한 빌딩 회장이 삼구개발에 일을 맡기면서 숨통을 틀 수 있었던 것. 이후 90년대 초반부터 아웃소싱이 기업발전의 주요테마로 떠오르면서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현재는 직원수 6,500여명, 매출액 8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굴지의 청소ㆍ경비 용역업체로 성장했다. 주요 고객사만 하더라도 대한항공, SK,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이 즐비하다.

구 회장은 “아직도 당시 열심히 일했던 할머니의 이름을 기억한다”며 “그런 분들이 없었다면 회사는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의 직원 사랑은 말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30여년 동안 경비원과 청소원을 볼 때마다 깎듯이 고개를 숙인다. 형식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다. 그런 모습에 불만을 토로한 한 중역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다면 인사를 하지 말라”고 질책했을 정도다. 명함에 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책임대표사원이라고 새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청소용역업체 직원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인데 반해 삼구개발은 70명에 불과하다. 회사의 수익은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한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구 회장의 철칙 때문이다.

구 회장은 현재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대학생이다. 뒤늦게 대학 진학을 결심한 것은 배움에 대한 기갈 때문. 그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초등학교 졸업장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같은 또래 친구들이 교복을 입을 때, 아이스크림통과 구두통을 들고 길거리를 헤매야 했다.

중학교도 1년반 과정의 야학에서 마쳤다. 용문고 야간을 나와 받은 게 그에겐 유일한 졸업장이다. 구 회장은 “직원들이 선물해준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라도 배움은 필수”라며 “직원과 경영진 간의 믿음 만큼 훌룡한 회사 발전의 원동력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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