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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길 위의 이야기] 바이크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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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길 위의 이야기] 바이크의 매력

입력
2007.03.0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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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동호회 아저씨들 몇 백 명이 모여 데모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저씨들의 주장인즉슨, 고속도로에 오토바이 진출입을 허가해달라는 것이었다. 전국의 폭주족 형님들이 3·1절을 맞아, 도로에서 피 끓는 애국심을 과시했던, 바로 그날이었다.

알고 보니 동호회 아저씨들은 그 내용으로 헌법소원까지 낸 적이 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바이크를 몇 번 빌려 타 본 경력으로 이런 말을 하긴 좀 뭐하지만, 아저씨들의 그런 주장은 바이크를 탈 때 느끼는 매력을 제 손으로 고스란히 반납하겠다는 소리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바이크의 매력은 무엇인가? 그것은 코너링에 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몸을 여러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만드는 것, 바닥이 자신을 끌어당기는 느낌을 한껏 맛보는 것, 그것이 바로 바이크의 매력이다. 그래서 한국의 국도를 달려본 외국의 바이크 애호가들은 세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칭송해 마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의 동호회 아저씨들은 굴곡도 없는, 그래서 스킬(skill)도 쌓을 수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겠다고 떼를 쓰고 있다. 바쁜 일들이 있어서 그러신가? 하지만, 그 데모 자리엔 퀵서비스맨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 번쩍번쩍 광이 나는, 승용차보다 더 비싼 바이크를 가진 아저씨들뿐이었다.

소설가 이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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