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윤병장 유해 확인 가족들 오열… 어머니 끝내 혼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윤병장 유해 확인 가족들 오열… 어머니 끝내 혼절

입력
2007.03.05 02:07
0 0

“아들아! 장호야! 말을 해봐라. 아들아, 아들아!”

복받치는 설움으로 아들의 이름을 계속 불러봤지만, 조국의 부름을 받아 이역만리 전장(戰場)에 나갔던 아들은 대답이 없었다. 환한 웃음 대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 앞에서 어머니는 무너져 내렸다.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의 폭탄테러로 희생된 고 윤장호(27) 하사의 아버지 윤희철(64)씨와 어머니 이창희(59)씨, 그리고 형과 누나는 1일 쿠웨이트 무바라크공항 내 미 공군기지인 제5원정 항공지원단 유해보관소에서 태극기에 덮힌 윤 하사의 유해를 인수했다.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서 쿠웨이트로 운구된 윤 하사를 만나기 위해 자이툰 교대병력 수송기 편으로 10시간을 날아오면서도 가슴 속에 눈물을 묻었던 가족들은 끝내 오열을 터뜨렸다.

어머니 이씨는 “장호야, 엄마가 너와 길게 사랑을 나누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이제 봉우리가 활짝 피는 꽃이 돼야 하는데 제대로 피워 보지도 못하고 떨어졌구나”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너를 사랑하는 모습을 엄마는 보고있단다. 천국에서나마 영혼을 편히 쉬어라”라며 자신을 추스리던 이씨는 “장호야, 정말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용서해다오”라며 기어이 혼절하고 말았다.

유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했지만, 다산부대 장병이 들고있는 영정 속 윤 하사는 그윽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 아버지 윤씨는 “대한민국과 세계 평화를 위해 희생된 너를 많은 국민이 애도해주고 있단다. 편히 잠들기 바란다”며 흐느꼈다.

윤 하사의 유해를 인수 받은 군 관계자와 유족들은 다산부대의 운구장병 등과 함께 간단한 추도식을 가졌다. 윤 하사의 손때와 숨결이 묻어있는 옷가지 등 유품도 유족에게 전달됐다. 이어 윤 하사의 유해를 담은 냉동 컨테이너는 태극기를 두른 채 고국으로 향하는 전세기에 실렸으며, 2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온다.

합동참모본부는 경기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 윤 하사의 유해를 안치한 뒤 5일께 원 소속부대인 특전사부대장(葬)으로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유족 측과 협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육군본부는 1일 고인에게 하사진급을 추서하고 전사 처리했다. 육군은 또 전ㆍ사망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인헌(仁憲)무공훈장을 수여키로 했다.

쿠웨이트=공동취재단ㆍ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