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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ㆍ김근태, '킹 메이커'엔 관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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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ㆍ김근태, '킹 메이커'엔 관심 없다

입력
2007.03.0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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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동교동계에 화해 손길… 金, 본격 대선행보 준비

여권의 통합신당 추진과 외부 인사 영입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전통적’ 대선주자인 정동영ㆍ김근태 열린우리당 전직 의장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두 사람은 2선 후퇴나 킹 메이커 역할로 물러서는 건 선택지에서 배제한 것 같다.

2ㆍ14 전당대회를 전후해 ‘탈(脫) 여의도 정치’를 표방한 정 전 의장은 이미 보폭을 크게 넓혔다. 영호남 구석구석을 누비며 민생현장 방문과 봉사 활동을 통해 바닥표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한편에선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와 류홍차이(劉洪才) 중국 대외연락부 부부장 면담 등을 통해 북핵 및 남북관계 해결사 이미지도 키워가고 있다.

물론 정치권 내 기반 다지기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사면ㆍ복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지난 3일 만나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에게도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심복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호남 민심을 끌어안을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전당대회 이후 정국 구상에 몰두해온 김 전 의장은 15일쯤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당장은 출사표를 던지기 보다 남북관계 진전 및 2ㆍ13 북핵 합의 이행 방안,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정책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장은 특히 전대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김근태계의 조직 동원력이 전대 성공의 기반이 됐다는 당내 평가와도 무관치 않다. 물론 김 의장은 여권과 재야ㆍ시민사회 세력의 가교 역할을 병행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을 둘러싼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고건 전 총리의 낙마 이후 한숨 돌렸던 정 전 의장은 ‘유령’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한나라당 소속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범 여권 합류 가능성 때문에 호남권에서조차 지지율이 정체를 보이는 것이다. 한 측근은 “정동영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아직까진 정 전 의장이 호남 민심의 중심에 서지 못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정 전 의장의 열린우리당 탈당설이 끊이질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전 의장은 ‘정치권과 재야ㆍ시민사회 세력을 묶을 최적임자’라는 찬사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본인이야 한발 떨어져서 대선 행보에 나설 생각이지만, 통합 움직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그에게 백의종군하라는 요구가 커질 게 분명하다. 한 측근 의원은 “신당 추진은 정세균 체제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김 전 의장이 직간접적으로 떠안아야 할 부담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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