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속의 당 수치는 높지만 정작 에너지원으로는 사용하지 못해 몸을 황폐하게 하는 당뇨병. ‘가랑비에 옷 젖는 격’으로 몸이 상해가지만 자신이 이 병에 걸린 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눈이 안보이거나 고혈압, 뇌졸중 등 합병증이 심각해진 후에나 병원을 찾는 환자가 대부분이어서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은 당뇨병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보건연구단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1,000명 중 324명이 당뇨병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이들 중 절반 이상(165명)은 자신이 당뇨병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당뇨병이 아닌 사람들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정상 혈당을 보이는 사람은 22.8%(228명)에 지나지 않았다. 당뇨병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448명은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를 보여 당뇨병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이번 결과는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2015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연령층이 38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통계청 자료에 비춰보면 이들 중 120만 명이 당뇨병을 갖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은 4~5년 내 심장, 뇌혈관, 신장 질환, 시력손상, 신경손상 등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회적 손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추세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 수 교수는 “노인 연령층에서는 당뇨병의 전형적인 초기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탓에 당뇨병 진단 당시 여러 합병증을 이미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며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당뇨병에 관심을 두고 적어도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당뇨병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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