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군산공장에서는 부지런한 엔진공장 사람을 '까치아빠'라고 부른다. '까치 설날은 어제'라는 동요가사에서 따온 말이다.
GM대우 승용생산담당 정의영 상무는 "지난해 8월부터 엔진공장 사람들은 설비 조기가동을 위해 초과 근무수당도 없이 퇴근도 않고 야근까지 했는데 이 과정에서 까치아빠란 별명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로 까치를 닮은 탓인지, 올해 설 연휴 직후에도 엔진 공장 사람들은 다른 조립 공장보다 하루 빠른 20일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까치 아빠'들이 최근 사고를 쳤다. 놀라운 생산성과 집중력으로 이 달부터 준중형 모델인 라세티 장착용 디젤 엔진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 디젤엔진 사업부 김선홍 부장은 "라세티 디젤이 나왔다는 것은 승용 디젤 엔진 개발에 착수한지 불과 3년만에 GM대우가 풀 라인업을 갖췄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까치 아빠'의 활약 탓일까. GM대우 군산공장은 엔진사업부는 물론이고 조립라인 전반에서 활기에 느껴진다.
김 부장은 "GM대우 디젤 차량이 해외에서 호평을 얻으면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기존에는 1개 작업조가 아침 8시에 출근한 뒤 오후 8시(잔업 포함)에 퇴근하는 방식이었으나 조만간 작업조를 2교대로 편성해 연간 2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 인력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엔진공장 신규 채용 인력은 100명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효율성도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만 해도 군산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는 42대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설비를 풀 가동할 경우에만 가능한 60대 수준까지 올라섰다.
GM대우의 최근 활력은 '비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대규모 정리 해고와 재고용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노사간 신뢰가 쌓였기 때문.
정 상무는 "조립라인의 인원 재배치 등은 노사간 협의사항이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회사가 인원 규모만 통보하면 큰 문제 없이 유연하게 재배치가 이뤄질 정도로 신뢰가 쌓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용보장의 논리는 결국 노사 상생의 논리밖에는 없다는 걸 노사 모두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노사 상생이 결실을 맺으면서 GM대우는 올해 초 직원들에게는 1인당 100만원 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회사의 순이익 규모도 전년(647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군산=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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