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이 검찰과 법원의 중재자로 나서 법조계가 화합 상생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26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대한변호사협회 정기총회에서 제44대 대한변협 회장으로 선출된 이진강(64ㆍ사진ㆍ사시5회) 변호사는 취임 회견에서 ‘변호사 법조중재자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정기총회에서 참석 대의원 206명 중 159표를 얻어 47표에 그친 수원지방변호사회의 강창웅(62ㆍ사시12회)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회장과 새 대한변협 지도부는 법조계에서 보수ㆍ강경파로 분류된다. 지도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법개혁안, 로스쿨 도입 등에 대해 좀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무부가 추진중인 로비스트법, 변리사법 개정안 등 다른 직역(職域)이 변호사의 직무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대해 적극 저지를 천명,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변협 위상회복
이 회장은 “대법원장의 변호사비하 발언으로 인해 추락한 변호사들의 위상회복이 시급하다”며 “사법권 독립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도록 변협이 중재자이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변협 위상회복을 강조했다. 지난 해 이용훈 대법원장은 ‘변호사가 만든 서류는 대개 남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해 변호사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 회장은 그러나 “변협은 앞으로 공판중심주의를 포함한 사법개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취임 후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법무부장관을 만나 의견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다가올 법률시장 개방을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며 “개방할 것은 하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법조인 업무침해 저지
이 회장은 변리사, 법무사 등의 소송대리 및 변호사 업무 침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무부는 현재 로비스트법에 대한 법리검토 작업 중이며 열린우리당 최철국 의원 등은 지난해 11월 특허소송 등은 변리사와 변호사가 같이 소송 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변리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는 이에 대해 “변호사들의 이기주의가 아닌 진정한 고급 법률서비스를 받아야 할 국민을 위해 반대하는 것”이라며 “무자격자들이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이는 되물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회장과 더불어 구성된 새 부협회장에는 소순무(서울회), 유원석(서울회), 임정수(대전회), 허노목(대구회), 김태우(부산회) 변호사 등 5명이, 상임이사에는 김현(총무이사), 이상석(인권이사), 권오창(법제이사), 윤상일(공보이사) 변호사 등 10명이 선출됐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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