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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병·바이러스병 잡는 특효약 개발한 서화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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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병·바이러스병 잡는 특효약 개발한 서화수씨

입력
2007.02.2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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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과수, 채소 재배 농가는 탄저병 및 바이러스병(오갈병)이 창궐해도 예방이나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없어 해마다 걱정 뿐이다. 고추 딸기 배추 생강 토마토 고구마 사과 복숭아 참외 등에 대한 전염성이 워낙 강해 툭하면 한 해 농사를 그르치기 때문이다.

이런 농민들의 걱정이 사라질 전망이다. 1회 살포로 탄저병과 바이러스병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이 나왔기 때문이다. 평범한 시민이 개발한 이 약은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 결정을 받았다. 세계 최초라는 평가도 받았다.

주인공은 서화수(60ㆍ대전 서구 복수동ㆍ사진)씨. 25년 전 대전 유성구 구즉동 친구의 참외밭에 번진 탄저병은 그의 인생길을 바꿔놓았다. 그는 특효약 개발을 목표로 외길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모의 약국을 도우며 한약재 등을 다루던 그는 친구의 눈물을 곱씹다 약국 한켠에 연구실을 차렸다. 고졸 학력이 전부였지만 집념을 버팀목 삼아 독학으로 실험재료를 찾아다니며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처음엔 사막에 던져진 바늘 한 개를 구하는 일 같았습니다. 문헌도 없고 실험재료도 국내엔 마땅치 않았거든요.”

연구를 시작한 지 10년을 넘긴 어는날 그는 고추를 대상으로 실내에서 약효 실험에 성공했다. 하지만 쾌재를 부른 것도 잠시, 밭에서 재실험한 결과는 사실상 실패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8년 전 교통사고로 아내를 먼저 보내는 아픔 속에서도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수천 번을 헤아리는 성분배합 실험 끝에 그는 마침내 특효약 개발에 성공, 2005년 2월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청 화학생명공학심사본부는 2년간에 걸친 심사를 거쳐 지난 20일 탄저병 및 바이러스병 예방치료용 농약조성물 특허를 결정했다.

서씨의 특효약은 설파제 항생제 흡착제 등의 성분을 독창적으로 배합한 것. 감초 생강 등 한약재까지 들어가 절묘한 상호작용을 발휘한다. 시제품은 실제 농작물에 시험한 결과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80% 발생한 고추 탄저병이 살포 이후 멈춰 정상으로 회복됐고, 뿌리가 까맣게 썩어가던 참외 모종이 특효약으로 회생했다.

서씨는 “특효약은 농약이지만 중금속을 함유하지 않은 의약품으로 만들어져 공해로부터도 안전하다”며 “모든 농민이 적은 경비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02)568-5568

대전=최정복 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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