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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AEA총장 초청 '2·13 초기조치' 주도권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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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AEA총장 초청 '2·13 초기조치' 주도권 잡기

입력
2007.02.2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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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방북을 요청한 것은 영변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를 골자로 한 2ㆍ13합의를 적극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2002년 12월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프로그램 의혹으로 제네바합의가 깨지면서 북측이 IAEA 사찰관을 추방한 지 4년여 만에 IAEA와의 관계를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정말 좋은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측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소 의외다. 비핵화 워킹그룹이 가동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선수(先手)를 친 격이기 때문이다. 초기조치 이행을 논의할 비핵화 워킹그룹은 의장국 중국이 춘절 연휴 등 때문에 아직 첫 회동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6자회담 개최 직전인 3월 셋째 주에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측이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초청한 것은 2ㆍ13합의 이후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려는 노림 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초기조치 이행에 대한 주도권이다. 북측은 미국과 한국 등의 요구에 끌려 초기조치와 향후 단계의 조치를 이행하기보다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선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핵 관련 문제에서 손해를 덜 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북측은 이를 위해 비핵화 워킹그룹 개최에 앞서 IAEA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결과 달리 폐쇄와 불능화는 개념이 모호하고, HEU 핵개발 프로그램의 신고문제도 군사용이냐, 민간용이냐는 등 기술적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측은 이 문제를 IAEA와 먼저 협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 북측은 일단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 핵 시설 폐쇄 감시를 위한 IAEA 활동 범위 및 사찰단 규모에 대한 협의는 물론, 핵 시설의 궁극적 폐기와 IAEA 복귀 등 포괄적 의제에 대한 논의까지 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명간 있을 남북접촉과 북미접촉을 앞두고 실익을 얻으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 북측이 초기조치 이행에서 통 큰 자세를 취함으로써 남북 및 북미접촉에서 경제적, 인도적 지원 등을 많이 얻어내려고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측의 자세를 가늠할 척도는 북측의 엘바라데이 사무총장 초청 그 자체보다는 그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 토니 프래토 백안관 부대변인이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돌아와서 어떤 내용을 보고할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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