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언어영역에서 시(詩)와 관련한 문제만 나오면 머리가 아파온다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이는 작품에 등장하는 시어가 사전적 의미보다는 작자의 의도에 따른 함축적 의미로 사용되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를 더 친숙하게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자주 읽어 보자
수영을 잘 하고 싶으면 물에 자주 들어가야 하듯이 시를 잘 이해하려면 자꾸 시를 들여다 봐야 한다. 시는 대부분 길이가 짧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시의 서정적 자아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 확인하자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는지, 고향에 가지 못해서 슬퍼하는지, 자기가 살아가는 세상의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있는지 등을 눈여겨 보라. 아울러 남성인지 여성인지 등 시에 나타난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만 있어도 시를 절반은 해석한 셈이다.
3. 시는 문학이므로 함축적 의미를 중시한다
함축은 어떤 대상이 지닌 속성을 가리킨다. 한 가지 사물일지라도 여러 개의 속성을 지니는데, 시인마다 서로 다른 속성에 주목한다. 예컨대 ‘눈(雪)’은 차갑기 때문에 ‘시련’을 포착한 시인이 있는가 하면, 하얗다는 속성 때문에 ‘순결’을 부여하는 시인도 있게 마련이다. 시어가 지닌 함축적 의미를 잘 파악하면 주제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4. 남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자
시어는 함축적 의미를 드러내기 때문에 독자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시를 읽고 자기 나름대로 주제를 파악해 보아야 한다. 처음엔 낯설고, 틀릴까 봐 두려울 것이다. 하지만 시 해석에 맞고 틀리고는 없다. 주체적으로 시를 감상해 보아야 예전보다 시를 깊게 읽는 능력이 길러진다.
5. 자기가 해석한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자
남들은 그 작품을 어떻게 이해했으며,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쳤는가 면밀하게 들여다 보는 것도 시 읽는 능력을 기르는 데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이 쓴 글을 읽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 주제를 파악하는지, 시어의 의미와 구조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그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가 먼저 작품을 감상하지도 않은 채 참고서부터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수학 문제를 풀지도 않은 채 정답 풀이를 먼저 보는 학생이 수학 성적을 올리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권섭 서울 중앙여고 국어교사ㆍ<언어영역 195 개념잡기> 저자 언어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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