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 몇 발의 포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계곡의 세계 최대 석불이 쓰러졌다. 탈레반 정권은 불상뿐 아니라, 생명체를 묘사한 각종 유물과 영상기록물까지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무참히 파괴했다.
그러나 근본주의자들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실크로드의 보물들을 지켜낸 사람들이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은 26일 오후8시 탈레반에 맞서 문화유산을 사수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의 활약을 담은 다큐멘터리 <천년의 비밀: 사라진 불상> 을 방송한다. 천년의>
아프가니스탄에서 2004년 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일어난다. 전쟁과정에서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던 박트리아시대의 유물 2만2,000여점이 무더기로 발굴된 것.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유물을 지켜낸 사람이 이름 없는 박물관 직원이었다는 점이다. 한 화가는 국립미술관에 있는 생명체를 묘사한 그림들을 몰래 수채물감으로 덧칠해 가렸다. 국립영상원 직원들은 필름보관실 문 앞에 가짜 벽을 만들어 소중한 기록을 지켜냈다.
NGC는 ‘사라진 대불’을 찾아 나선 고고학자들의 발걸음도 따라 간다. 현장법사가 <대당서역기> 에 기록한 300m 크기의 석불을 찾는 것이 탈레반에 대한 복수라고 다짐한 이들은 2년 동안 바미얀 계곡을 뒤져 마침내 석불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대당서역기>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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