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고교 2학년이 되는 2012년부터 고교 필수과목 수가 7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는 과목이 현재 6개 이상에서 7개 이상으로 증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더 커진다는 뜻이다. 학부모 단체들은 “사교육에 더 매달리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3일 초ㆍ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안을 최종 확정하고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정부안이 처음 제시된 뒤 3차례 심의를 거쳐 진통 끝에 결정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고교 선택과목군 늘리기’이다.
5개군을 7개군으로 확대하려던 당초 계획은 백지화한 대신 6개군으로 조정했다.
인문ㆍ사회(국어 도덕 사회), 과학ㆍ기술(수학 과학 기술 가정), 예ㆍ체능(체육 음악 미술), 외국어, 교양(한문 교련 교양) 등 5개군에서 예ㆍ체능군만 체육군과 음악ㆍ미술군으로 떼어냈다. 이에 따라 현재 6과목 이상은 필수과목이 7과목 이상으로 늘게 됐다. 초ㆍ중등교육법은 선택과목군별로 1~2과목 이상을 반드시 이수토록 하고 있다.
이종서 교육부 차관은 “입시 위주의 과목 선택을 막고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격을 기르기 위해 예ㆍ체능군을 분리했다”고 설명했다.
새 교육과정 적용시기는 ▦2009년 초등 1, 2학년 ▦2010년 초등 3, 4 학년ㆍ중 1학년 ▦2011년 초등 5, 6학년ㆍ중 2학년ㆍ고교 1학년 ▦2012년 중 3학년ㆍ고교 2학년 ▦2013년 고교 3학년 등이다.
그러나 필수과목이 늘어나면 학습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교육과 시민사회 윤지희 대표는 “입시를 앞둔 고교생들이 예ㆍ체능 과외를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선택과목군 조정이 수요자인 학생들을 고려하기보다는 교사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조는 “교육부가 어정쩡한 타협안을 내놓았다”고 꼬집었다. 7개군 확대 계획에서 5개군 유지로 방침을 바꿨다가, 다시 6개군으로 조정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다.
과학교육 강화를 위해 과학ㆍ기술군 분리를 요구했던 과학계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은 이날 논평을 내고“그동안 과학^기술군을 각각 별개의 독립된 교과군으로 설정해 이공계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수학과 기초과학을 충분히 이수토록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모두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다른 과학기술단체와 힘을 모아 개정안이 철회되도록 하겠다”고말했다.
교육부는 이런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예^체능 과목 평가방법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실기평가의 내용과 과제 등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등학생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내신 성적에도 반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개정안은 이밖에 고교 1학년 역사과목 수업시간을 주당 2시간에서 3시간으로 1시간 늘렸다. 주5일제 월 2회 실시에 따라 수업시간도 일부 조정했다. 수업시간을 연간 34시간(주당 1시간) 범위 내에서 학교급별로 자율적으로 감축토록 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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