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홈쇼핑 인수를 둘러싼 롯데그룹과 태광산업의 갈등(본보 22일자 A15면)이 23일 주주총회에서도 불거졌다. 우리홈쇼핑 사내 이사진은 사이 좋게 3자리씩 나눠 가졌지만 태광이 안건에 불만을 표시하며 주총 표결에서 기권했다.
우리홈쇼핑은 이날 서울 목동 본사에서 제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내이사 6명 중 사임하거나 임기가 끝나는 이사 4명의 선임문제 등을 결정했다.
롯데는 정대종 우리홈쇼핑 대표와 이원우 롯데쇼핑 부사장, 황각규 롯데쇼핑 전무, 강현구 롯데닷컴 대표를 추천했으나 이중 강 대표가 사임하는 형식으로 1석을 태광측에 양보해 3명만 이사로 선임됐다. 나머지 3자리는 태광이 추천해 새로 선임된 허영호 태광관광개발 대표와 기존 태광측 이사진 2명이 차지했다.
하지만 태광은 이사 선임안건 표결에 앞서 이사선임 표결방식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기권했다. 태광측 대표는 "경영진과 최대 주주인 롯데측이 사전협의를 구하지 않은 채 주주총회를 밀어붙이는 등 2대 주주인 태광을 무시하고 있어 주총에 참석할 수 없다"며 전원 퇴장했다. 태광은 세부안건 진행마다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 양대 주주간 갈등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홈쇼핑은 태광측 지분(45%)을 제외한 나머지(53.76%) 주주 대표만으로 주총을 속행, 만장일치로 이사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사외이사 3명 중에서는 오갑원 전 통계청장과 박철순 서울대 경영대학 부학장 등 2명이 새로 선임됐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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