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난성 쿤밍이 전지훈련 장소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만도 프로축구 광주 상무와 전남 드래곤즈, 실업축구 울산 미포조선 등이 동계 전지훈련지로 쿤밍을 찾았고 지난해에는 FC 서울과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밖에 육상, 수영 국가대표팀의 전지훈련 코스로 자리잡았고, 2005년 신일고 야구부, 같은 해 한양대 아이스하키팀도 이곳에서 훈련을 치렀다.
쿤밍이 전지훈련지로 각광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와 환경이 좋기 때문. 중국 서남방 국경지대에 위치한 쿤밍은 사계절 지속되는 온난한 날씨로 중국에서 ‘춘청(春城ㆍ봄의 도시)’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월 현재도 봄 날씨와 다름 없다. 한낮에는 섭씨 20도를 웃돌아 약한 더위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비가 오거나 강한 바람이 부는 일도 거의 없다.
해발 1,890m 고지에 위치해 산소가 희박하기 때문에 심폐 기능과 지구력을 향상시키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위해 이곳을 찾는 이유다. 90년대 초 마쥔런 감독이 이끄는 중국 육상 중장거리 선수(속칭 마군단)들이 쿤밍 훈련을 바탕으로 세계를 경악시킨 이후 ‘쿤밍 효과’가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무서운 막판 스퍼트도 지난해 11월 쿤밍에서 가진 체력 훈련이 바탕이 된 것이다.
중국 국가대표팀의 합숙 훈련지인 해경기지와 홍타 스포츠센터가 자리하고 있어 훈련 시설도 좋다. 특히 홍타 스포츠센터는 축구장 11면과 수영장 아이스링크, 테니스장,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과 숙소 등을 집약적으로 모아 놓은 스포츠타운으로 각종 종목의 전지훈련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2001년 이곳을 전초기지 삼아 사상 최초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고, 2003년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홍타에서 훈련을 갖기도 했다. 홍타 스포츠센터는 중국의 대기업인 홍타그룹(洪塔集團)이 7억 위안을 투자해 건설했다.
쿤밍 전지훈련이 한국 축구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전지훈련을 통해서다. 김호곤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호’는 2004년 3월 이란 원정경기를 앞두고 고지 적응을 위해 1주일간 쿤밍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고 테헤란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 아테네행의 최대 고비를 넘어선 바 있다.
이후 2005년 광주, 부산, 포항, 인천이 쿤밍에서 동계 훈련을 치르면서 K리그 구단들의 인기 훈련지로 자리잡게 됐다.
쿤밍(중국)=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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