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시절 ‘특수통’으로 이름난 김성호 법무부 장관이 후배 검사들의 투망식 수사 방식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특별검사제에 대한 부담으로 검사들이 핵심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대신 모든 사안을 훑는 방식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휘부의 수사 관리능력 부족을 간접 비난했다.
김 장관은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07년 법무부 업무계획’ 브리핑 뒤 기자들과 오찬 도중 최근 검찰의 특수수사 성과가 미진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수사 여건의 변화 때문인 것 같다”며 “전에는 배후, 재산범죄 등 핵심을 수사했는데 특검이 생기면서부터 취사 선택이 어려워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장관은 특히 서울중앙지검의 성인오락기 바다이야기 수사를 거론하며 “송사리고 큰 고기간에 할 것 안 할 것 다 하고 있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문제를 짚어서 (혐의가 없으면) 끝내면 되고 제대로 걸리면 수사를 하면 되는데 그것도 아니다”며 “특검이 생기면서 검사 입장에서는 뭔가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다하게 되는데 그것을 말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부장, 차장검사는 써있는 것만 평가하지 실체에 대해서는 몰라, (수사)검사가 (모든 것을 다 수사한다고) 덤비면 검토해 줄 사람이 없다”고 언급, 특별수사 지휘부의 관리역량도 지적했다. 김 장관은 마지막에 “국회에서 바다이야기 수사에 대해 계속 물어보는데 뭘 수사했는지 모르겠다”며 “그런 투망식 수사는 정도는 아니지 싶다”고 말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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