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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탈당/ 침통했던 2시간 10분 靑 '최후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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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탈당/ 침통했던 2시간 10분 靑 '최후의 만찬'

입력
2007.02.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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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청와대 만찬에 대해 한 참석자는 “비감하고 침통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과 우리당 인사들이 당원 동지로서 갖는 최후의 만찬이었던 때문이다.

만찬 첫 머리에 노 대통령이 정세균 의장 등 새 지도부에 2ㆍ14 전당대회가 잘 치러졌다는 덕담을 건네고, 정 의장이 부동산가격 안정 등 주요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며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10분간의 만찬 동안 노 대통령은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고 평소와 달리 말수도 적었다. 새해 들어 기회만 있으면 개헌의 정당성을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개헌안은 물론 정책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노 대통령은 1990년대 중반 통추 시절, 민주당과의 합당과정, 대통령 후보에서 당선에 이르기까지 정치역정을 하나하나 돌이키는 것으로 착잡함을 달랬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적정리에 이르게 된 상황에 대한 서운함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 지지가 떨어진 결과라는 자괴감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 말에 과거처럼 당에서 밀려나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았다”며 “바람직하지 않은 정치지만, 나쁜 선례를 끊지 못하고 네 번째로 당적을 정리하는 대통령이 된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당에서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은 없으나 일부라도 내가 부담이 된다고 느끼면 그게 갈등의 소지”라며 “당과 나 사이에도 갈등의 소지가 있어 정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당이 순항하는 모습을 보고 정리하려고 기다렸다”고 말해 이미 오래 전부터 탈당을 염두에 뒀음을 시사했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초반에는 침울한 분위기였지만 나중에는 각자 길은 다르지만 잘해보자는 쪽으로 끝났다”고 애써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비록 당적을 정리하지만 언론과 같은 페이스로 날 공격하는 데는 대응하겠다”며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날을 드러냈다. 한 참석자가 “대통령도 이제 당적을 정리하고 자유로운 몸이 됐으니 한 걸음 쉬어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화합형 메시지를 주문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노 대통령은 의례적이나마 “당적을 정리하지만 앞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데 도와달라”는 요지의 부탁도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탈당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우리당 일각에 대한 앙금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주로 포도주가 나왔지만 노 대통령은 물론 다른 참석자들도 거의 입을 대지 않았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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