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31) 인슐린 치료의 진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31) 인슐린 치료의 진실

입력
2007.02.22 23:37
0 0

“인슐린은 한 번 맞기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인슐린을 맞으면 이제 내 인생은 끝난 건가요.” “저는 인슐린은 죽어도 안 맞을래요. 그냥 약으로 주세요.”

약으로 혈당을 조절하던 환자들에게 어느날 인슐린 치료를 시작한다고 하면 대부분 일종의 거부감을 표시한다. 환자들은 인슐린 치료를 하는 단계에 이르면 당뇨병이 더 악화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인슐린 치료는 그 어떤 먹는 혈당강하제보다 효과가 확실하며 인슐린 요법을 제대로 활용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슐린 치료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 이외의 치료 방법이 없으므로 치료 초기부터 인슐린 치료가 필수적이다.

또한 제2형 당뇨병에서도 급성 합병증이 생겼을 때, 심한 감염증이나 외상을 받은 경우, 대수술 전후, 간 또는 신장 기능의 장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인슐린 주사 치료가 꼭 필요하다.

반면 흔히 성인이 되어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에 걸리면 치료 초기에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키는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도 혈당이 잘 조절될 수 있다. 하지만 당뇨병이 오래될수록 췌장 기능이 떨어져 약물 효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먹는 혈당강하제의 복용량도 늘리고 여러 약물을 함께 사용하게 되지만 철저한 혈당조절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제2형 당뇨병이라도 너무 오래되어 췌장이 인슐린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가 됐는데도 인슐린 주사를 거부하고 약물 복용만을 고집한다면 췌장은 지쳐 쓰러져 버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당뇨병은 더욱 악화되어 결국 각종 무서운 합병증들이 발생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인슐린 치료는 주사를 맞는 두려움과 번거로움을 제외하면 췌장을 보호하면서 가장 안정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최대 용량의 먹는 혈당강하제를 사용하기에 앞서 인슐린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인슐린은 지속시간에 따라 초속효성, 속효성, 중간형, 지속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저장용기에 따라 병에 들어있는 인슐린, 펜형 인슐린으로 분류된다. 환자들은 가능하면 주사 횟수가 적은 인슐린을 맞고 싶어 하지만 주사 종류와 주사량, 주사횟수는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 하에 조절해야 한다.

인슐린 주사를 꺼리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인슐린 보관에 대한 오해이다. 인슐린은 일반적으로 섭씨 2~8도의 온도에서 냉장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15~20도의 실온에서도 개봉 후 1개월 정도까지 사용이 가능하므로 단기간의 여행 때 인슐린 휴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슐린 치료는 절대 당뇨병 치료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다. 인슐린 치료로 철저한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은 췌장을 보호하고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여 건강한 삶을 누리게 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대동대문병원 내과 이혜진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