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KOSPI)가 22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들어선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증시 상승을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글로벌 증시 랠리에 국내증시가 뒤늦게 동참하는 과정으로 진단하면서, 조만간 코스피가 1,500선마저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스피의 전고점 돌파가 최근 수급구도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주식형펀드 환매 움직임의 진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이미 지난해 10월께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전고점 돌파는 다소 늦은감이 있다”며 “글로벌 증시의 상승추세를 꺾을 뚜렷한 악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증시의 오름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주가상승은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 증시의 급등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를 분산투자 대상으로 선택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국내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아직 10.6배로 싼 편이어서 1,500선까지는 무리 없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데다 국제 유가도 6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어서 코스피의 1,500선 돌파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상장기업들의 실적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들어 증시의 추가상승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1,500대로 올라서려면 기업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하지만 국내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며, 최근의 증시상승은 유동성 장세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경기와 기업실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증시의 단기적인 추가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또 중국의 계속적인 지준율 인상,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제유동성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데다, 국내외 기업의 1분기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보여 국내증시도 상반기 중 일시적인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그러나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국내증시의 장기 상승추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업 실적개선이 가시화되는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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