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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父子 갈등 전면전으로

입력
2007.02.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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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부자간 경영권 갈등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동아제약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말 강신호 회장의 차남 강문석 전 대표가 중심이 돼 제안한 신임 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동아제약 이사회는 주주제안 거부 이유로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 경영자의 요구이고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어긋나며 ▦추천한 이사 후보자들의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대표가 요구한 주주제안이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음에 따라 3월 16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강 회장 부자간의 표 대결'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이로써 강문석 전 대표의 동아제약 대표이사 복귀시도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사태로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를 앞두고 화해기미를 보였던 강신호 회장과 강 전 대표간의 갈등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게 됐다.

강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강 전 대표측을 의식,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남의 복귀를 막기 위해 아들의 도덕성과 경영자질 등 민감한 부분을 공격해 부자간의 대립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동아제약측은 강 전 대표가 회사 공금 2억5,000만원을 친인척 주식 매입자금으로 유용하는 등 회사에 수억원의 손실을 입혔고, 자신이 보유한 수석무역 주식(1만7,000주)을 평가액보다 15% 높게 용마유통에 매각해 용마유통에 손실을 입힌 사례를 들며 강 전 대표를 공격했다.

또 강 전 대표가 2005년 4월 주식평가액이 하락한 시점에 수석무역 주식 2만2,100주를 주당 4만6,000원에 재매입해 개인적으로 8억5,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어 수석무역을 개인회사로 바꿨다고 비난했다

강 전 대표측은 "이번 동아제약 이사회의 결정은 적법한 주주제안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거부한 국내 초유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강 전 대표측은 "법으로 보장된 주주의 권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책임있는 기업이 할 행동이 아니다"며 "내달 주총 때까지 주주제안이 받아 들여질 수 있도록 다각적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측은 동아제약을 상대로 의안상정 가처분신청 등 법적인 대응도 검토중이어서 부자간 법정 공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 전 대표는 1987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기획조정실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03년 1월부터 2년간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그러나 강 회장과의 경영방식 차이로 2004년 12월말 부회장으로 밀려나면서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았고, 2005년 3월에는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현재 동아제약의 주식은 강 회장측이 6.94%, 강 전 대표측이 14.71%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8.42%, 한미약품은 6.27%, KB자산운용이 4.78%를 각각 보유중이다. 나머지 58.88%는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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