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난 지 9개월이 지난 2월 들어 독일에서 베이비 붐이 일고 있다고 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첫 월드컵 아기는 지난 11일 태어난 파리나. 2년 동안 임신에 실패한 산모 피아 슈미트는 정확히 작년 6월 15일 임신이 된 것으로 기억한다. 이날 폴란드와 16강전을 치른 독일은 후반 46분 인저리 타임에 골을 넣어 1대 0의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이를 보며 흥분한 슈미트는 친구들과 바비큐 파티를 열어 승리를 자축한 뒤 늦게 남편과 잠자리를 했다.
슈피겔은 이처럼 월드컵 기간에 임신한 아이들이 대거 태어나고 있다면서 출산율이 평소보다 10~15%나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월드컵이 4주 이상 진행돼, 이번 베이비 붐도 한달 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비 부머들에겐 축구스타를 본 따 바스티안, 옌스, 루카스 등의 이름이 붙여지고 있다.
여러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아 고민하던 독일정부는 희색이다. 독일의 출산율은 유럽연합(EU) 평균 1.52명에 못미치는 1.36명에 머물고 있다. 프란츠 베켄바워 조직 위원장 등 월드컵 유치 인사들은 정부도 못한 큰 일을 해냈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월드컵 베이비 붐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 롤프 클리체는 “행복감이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임신 가능성을 높인다”며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 열기를 다른 방식으로 지속시키려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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