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개척자요.”
월리엄 페리 미국 전 국방부 장관이 22일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북한의 개성공단을 방문, 북측 근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7월 북측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의 네오콘으로부터 금강산 관광사업과 함께 ‘북한 핵 개발을 위한 돈줄’이라는 의혹의 눈길을 받았던 개성공단에서 페리 전 장관은 적지 않은 감명을 받은 눈치였다.
시장과 자본주의의 체험장인 동시에 남북 간 긴장을 완화시킬 완충지대로서 개성공단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자각한 듯 했다. “개성공단 프로젝트는 한반도의 미래”라는 페리 전 장관의 말에는 이러한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페리 전 장관은 개성공단의 1단계 부지와 신원 등 입주기업을 둘러본 뒤 “굉장히 긍정적이고 좋은 인상을 받았으며, (개성공단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지는 몰랐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방북에는 스티븐 보스워스 전 주한 미 대사, 애쉬턴 카터 전 국방부 차관보, 김종훈 벨연구소 소장 등도 함께했다.
여야 대권주자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등 외교부 고위인사를 두루 만나는 등 3박4일 간 바쁜 일정을 보낸 페리 전 장관은 이날 개성공단 방문을 마친 후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는 “북한은 아직 시험대에 오르지 않았다”고 밝히며 2ㆍ13합의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 눈길을 끌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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