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2일 실시한 2008학년도 모의논술고사에 대해 일선 고교 논술 담당 교사들 상당수가 “교과서를 통한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히 풀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본보의 의뢰로 모의논술 문제를 직접 풀어본 서울, 경기, 광주, 대전 지역 논술 담당 교사 32명(인문계 18명, 자연계 14명)중 25명이 “공교육 과정만으로도 서울대 논술 대비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A10면
서울대는 이날 인문계 101명, 자연계 97명 등 예비 고3 학생 198명을 대상으로 모의 논술을 치렀다. 서울대는 내년 입시부터 논술 비중을 10%에서 30%로 늘리고 자연계 입시에 논술을 처음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모의 고사의 경향과 난이도를 입시에 그대로 반영한다고 밝혀 시험의 유형과 난이도에 큰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논술 사교육 광풍 속에서 공교육 만으로 서울대 논술 준비가 가능할지 여부가 관심이 됐다.
본보 의견 조사에 참여한 논술 담당 교사들은 “제시문 중 상당수를 교과서에서 발췌했고 문제 유형도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며 “교과서 중심으로 문제를 출제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 독서논술교사 모임 소속 풍암고 이봉형(국어) 교사는 “지금까지 제시문 자체가 어려웠고 교과서 내용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원에 가 고전이나 어려운 책을 요약한 내용을 외우곤 했다”며 “오늘처럼 교과서 중심 제시문이 나오면 논리력, 추리력, 상상력이 주된 평가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교육이 큰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을 치른 학생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임지인(충남 호서고)양은 “서울 강남의 논술 학원에 다닐지를 고민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교과서 심화 문제를 충실히 공부한다면 좋은 답을 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의 수업 방식 만으로는 논술 대비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광주과학고 신보미(수학) 교사는 “제시문은 쉽지만 논제는 상당한 추론 능력과 상상력을 요구한다”며 “토론식 수업, 심화 학습 등 수업 방식의 변화가 있어야 잘 대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대는 입학관리본부 홈페이지(http://admission.snu.ac.kr/)에 모의논술 문제를 공개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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