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선박 중심인 중국이 올해 처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을 선보인 예정이어서 중국과 함께 '세계 조선 3강'을 형성하는 한국과 일본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20일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가 올해 9월 중국 최초 LNG 운반선 제작을 완료한다고 전했다. '조선 기술의 꽃'이라 불리는 LNG선은 고도의 제작기술을 요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사가 세계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다.
CSSC 계열사인 후동중화(滬東中華)가 제작중인 이 LNG선은 4만2,000㎥ 규모로, 12월에는 4척의 LNG선이 추가 제작 완료된다. CSSC는 20만㎥ 규모의 대형 LNG선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CSSC 계열의 상하이와이가오챠오(上海外高橋)사도 30만톤급 해상부식저유장치(FPSO)를 5월초 미 코노코필립스에 인도할 예정인데, 이 FPSO 역시 중국에서 건조한 최대 규모다.
CSSC는 또 9월 중 8,53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적재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은 세계에서 8,000TEU 이상급 컨테이너선 제작한 4번째 국가가 된다. CSSC는 이밖에 1만3,500㎥ 규모의 준설선도 5월에 인도할 예정이다.
중국은 일단 자국의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향후 10년간 자국 수요에 기반해 LNG선 30척 이상을 건조하고, 2015년 이후에는 매년 10척 이상을 건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LNG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추선 등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시장을 양분해 온 한국과 일본 조선업체들은 앞으로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2000년 이후 고부가가치 선박제조로 전환해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과는 달리 쇠퇴기를 맡고 있는 일본 선박업체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세계 1위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중국은 3년여 전부터 대형 컨테이너선 등 일부 고부가가치 선박을 자체 제작하고 있지만 건조기간이나 투입 인원 등 건조 효율성에서 한국 업체들과는 아직 경쟁 상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LNG선 제작에 집중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측도 "현재 한국과 중국의 LNG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기술 격차는 10년 이상 벌어져 있다"며 "하지만 중국의 성장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도 고도화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국내 조선 전문가들도 '중국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2010년, LNG선은 2015년 이후 한국과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이 생각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TX조선은 21일 스페인 에너지 전문기업인 스트림사로부터 17만3,600㎥급 LNG 탱커 4척(10억 달러)을 수주, 국내 3사가 독점하던 LNG선 수출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송영웅 기자 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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