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21일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HEU) 핵개발 프로그램이 있다는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 HEU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김만복 국정원장의 20일 국회 발언과 배치되는 것으로 외교안보부처 내에서 동일한 정보사항을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 “북한에 HEU가 있다는 정보도 없고 구체적으로 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HEU 프로그램 북한 존재설을 (미국의) 정보 왜곡사례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최재천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나 김 국정원장은 20일 존재 가능성에 비중을 둔 발언을 했고,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21일 “개념도만 가지고 있든, 핵 물질을 만들었든 (신고 및 폐기 대상) 프로그램에 속한다”고 비슷한 취지로 얘기했다. 이 장관은 이날 발언이 논란을 빚자 “(그런 정보가 있는지, 없는지 정확히) 몰라서 한 얘기”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또 27일부터 4일 간 평양에서 열릴 남북장관급회담의 의제에 대해 “분명히 말하긴 어렵지만 여러 회담에 대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남북정상회담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정부는 영변 핵 시설 폐쇄 등 북한의 초기조치 이행 후 핵심 이해당사국의 고위급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이와 관련, “6자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 선의 별도 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상에는 남북 미국 중국 4개국이 참가하고 첫 회담은 이르면 4월 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은 내달 초 방미,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 시기 및 의제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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