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있는 줄만 알았던 과학이 바로 제 눈 앞에 있는 것 같아 신기할 따름이었어요.” “휴대폰 화면에 숨겨 있는 과학의 비밀을 알게 돼 즐거웠습니다.”
한국일보사와 서울대 자연과학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가 주최하고 삼성전자가 협찬하는 ‘청소년을 위한 제14회 자연과학 공개강연’ 이 21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든 초ㆍ중ㆍ고생과 학부모, 교사 2,000여명이 대강당 1,2층 객석은 물론 복도, 계단까지 빈 틈 없이 채웠다. 사회를 맡은 자연대 교무부학장 김명환 교수(수학과)는 “청소년들이 이렇게 모여든 것을 보니 콘서트 장에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자연과학과 창의성’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이어졌다. 첫 강연자인 고등과학원 김정욱 명예교수(물리학부)가 ‘새로운 우주의 미스터리: 가속 팽창’ 을 설명하면서 “행성이 태양 주위를 도는 모습을 음악에 비유했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우주방정식은 하나의 악보”라고 설명하자 ‘아하’하는 탄성이 흘러 나왔다.
대구 능인고 2학년 최한일(18)군은 “수업 시간에는 딱딱하고 따분하기만 했던 과학에 이런 면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밤하늘에 악보를 그리며 다닐 것 같다”며 웃었다.
광주에서 올라 온 김영선(18)양은 생활 주변에 많이 쓰이는 LCD화면의 비밀을 설명해 준 최해탁 삼성제일모직 부사장의 ‘TV를 만들기 위하여’라는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양은 “입자가 화면을 만든다는 말이 흥미로웠다”며 “친구들한테 아는 척 좀 해야겠다”고 했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강연에 참석한 한성규(45)씨는 “인류가 알아낸 우주의 관한 지식은 고작 4%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며 “과학자가 꿈인 아이에게 나머지 96% 우주의 비밀을 찾아내야 겠다는 동기 부여를 해 줘 흐뭇하다”고 말했다.
행사는 특히 지방 학생들에게 큰 인기였다. 지방에서만 40여개 학교가 단체로 강연을 들었다. 부산 동래여고 과학반 학생 54명은 이날 예정된 종업식도 참석하지 않은 채 꼭두새벽에 버스를 타고 서울에 왔다. 오용남 교사는 “의ㆍ치대만 가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선배 과학자들의 강연을 들으면서 과학자로서의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공개강연은 22일 ‘에이즈와 치료제의 개발’(강명철 바이오인프라 대표), ‘뉴턴과 아인슈타인:과학자의 창의성의 비밀’(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등으로 이어진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이경진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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