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셋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전세 계약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어떤 내용을 확인해야 할지 막막하다. 전셋집을 구할 때는 계약 조건, 주변 여건, 내부 관리실태, 관련 서류 등 여러 사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근 일부 입주자들의 경우 중개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당사자끼리 직접 계약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문제가 생긴다면 계약 당사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하는 게 안전하다.
마땅한 전셋집이 없다면 먼저 입주 물량이 풍부한 새 아파트 단지로 눈을 돌려야 한다. 신규 입주 단지는 통상 전세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낮다.
전세는 구하는 것 못지않게 필요할 때 신속히 전세를 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전세가 안 나가서 제 날짜에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해 곤란을 겪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왕이면 인구 유동이 많은 역세권 단지나 대단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계약 전에는 반드시 현장답사를 통해 혐오시설의 여부, 교통여건, 학군, 편의시설 등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부엌이나 화장실 급ㆍ배수 상태, 수도꼭지, 보일러 등 실내에 문제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문제 발견 시 처리방법이나 비용부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세계약서에 명시해야 추후 분쟁의 소지를 막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면 우선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봐야 한다. 가압류나 근저당권 등이 설정돼 있을 경우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번거롭더라도 계약 직전, 중도금과 잔금 지급 시, 전입신고 직전 등 계약 단계별로 확인해보는 게 좋다. 저당권 등의 담보물권이 있는 집을 임차할 경우에는 경매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등기부에 나타난 근저당 채권액과 자신의 임차보증금의 총합을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의 경우 시세의 70%, 다가구, 연립, 단독주택 등은 6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밖에 소액임차인이나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에 담보권 등은 설정돼 있지 않더라도 이 같은 임차인에게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전셋집으로 이사를 하면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한 뒤 곧바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확정일자를 받아야만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도 우선 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선변제권은 임차주택에 관한 경매절차 등에서 후순위 권리자나 일반채권자보다 우선적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다. 전세금을 올려 재계약 할 경우에는 증액 부분만큼 다시 확정일자를 받아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증액부분에 대해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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