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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죽는다’ 원핸드 슛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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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죽는다’ 원핸드 슛 바람

입력
2007.02.2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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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20ㆍ부천 신세계) 김은경(24ㆍ춘천 우리은행) 곽주영(23ㆍ천안 국민은행)의 공통점은?

①차세대 여자농구 간판 ②남자 못지않은 파워 플레이어 ③원핸드 3점 슈터

①을 택했다면 50점, ②를 골랐다면 70점을 줄 수 있다. 반면 ③을 찍었다면 100점을 줘도 손색이 없다.

여자 프로농구계에 원핸드 슛 바람이 불고 있다. ‘여자선수=투 핸드 슛’ 등식이 점차 깨져가고 있는 것. 아직은 팀당 1, 2명에 불과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자 선수들도 앞으로는 원핸드 슛 없이는 살아 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왜 원핸드 슛인가

투 핸드 슛은 가슴에서 두 손을 모아 머리 위로 뻗어 올리기 때문에 블로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굳이 점프를 하지 않고 손만 뻗어도 수비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슛을 던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전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여러모로 한계가 있다.

반면 원 핸드 슛은 머리 위에서 곧바로 던지는 만큼 슛 타임이 빨라 블로킹을 따돌릴 수 있다. 원 핸드 슛은 투 핸드 슛에 비해 푸트워크도 훨씬 편하다. 투 핸드 슛이 ‘2륜 구동’이라면 원핸드 슛은 전후좌우 움직임이 편한 ‘4륜 구동’에 해당한다.

강한 어깨와 스냅은 필수

슛의 기본원리는 무릎, 어깨, 허리, 팔꿈치, 스냅의 자연스런 연결 동작이다. 어느 한 부분만 매끄럽지 못해도 좋은 슛을 던질 수 없다. 특히 원 핸드 슛을 던지려면 어깨와 스냅이 강해야 한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손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으로 접시를 받치는 듯한 손 모양을 한 채 슛을 던진다. 왼손은 균형을 잡아주는 보조기구에 불과하다.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한국 여자 선수들은 서양 선수들에 비해 어깨와 손목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투 핸드 슛을 즐겨 던져왔다. 따라서 원 핸드 슛을 던지려면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강운동을 통해 어깨와 손목 근력을 강화해야 하다”고 조언했다.

후천적인 노력이 중요

용인 삼성생명 박태은(20)과 우리은행 장예은(20)은 어려서 부터 원 핸드 슛을 던졌다. 박태은과 장예은은 초등학교부터 원핸드 슛을 배웠다. 선천적인 근력도 필요하지만 ‘조기교육’에 따른 후천적인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증거다.

신세계 정인교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을 바꾸려면 최소 1년은 걸린다. 때문에 프로 선수들은 쉽게 원핸드 슛으로 바꾸기 어렵다. 최근 프로 출신 초ㆍ중ㆍ고 지도자들이 늘면서 원 핸드 슈터가 많이 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 핸드 슛은 세계화의 지름길

오랫동안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박명수 감독은 더 이상 투 핸드 슛으로는 국제대회에서 통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선수들보다 평균신장에서 7, 8㎝ 큰 유럽 선수들을 맞아 투 핸드 슛을 던지다간 블로킹을 피할 재간이 없다는 것.

지난해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에 코치로 참가했던 정인교 감독도 같은 논리를 폈다. 그는 “당시 참가국들 중 투 핸드 슛을 던지는 팀은 한국과 일본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신장에서 열세인 한국과 일본이 투 핸드 슛에 의존하다 보니 금세 한계를 노출했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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