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19)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욕설을 내뱉어 물의를 빚었다.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여자선수로는 첫 세트퇴장자가 된 김연경의 돌출 행동은 심판의 미숙한 경기 운영이 원인 제공을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흥국생명과 도로공사가 맞붙은 21일 서울 올림픽 제2체육관. 최종 5세트 14-14 듀스에서 김연경이 날린 회심의 강타가 도로공사 용병 레이첼의 블로킹을 맞고 터치아웃됐다. 최정순 주심은 흥국생명의 득점을 선언했지만 도로공사 주장 김사니가 "김연경이 네트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최정순 주심은 전영아 부심을 불러 합의 판정한 결과 도로공사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에 그물망을 흔들며 거세게 항의하던 김연경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자 주심은 노란 카드를 꺼냈다. 배구규칙 21조 3항은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적인 말과 행동을 할 경우 노란 카드와 함께 상대팀에 1점을 준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연경이 네트터치를 범하고서 벌점을 받았기에 5세트는 16-14로 도로공사의 차지. 벌점에 의해 경기가 종료되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졌지만 잠시 머뭇거리던 최정순 주심은 벌칙을 노란 카드 대신 빨간 카드로 변경했다. 빨간 카드는 벌점 없이 해당 세트에서 뛸 수 없는 세트퇴장이 선언됐기 때문에 경기를 15-14에서 재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김연경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고, 황현주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가 끝났으니 퇴장하겠다"고 선수들을 불러들여 경기가 약 10분간 지연됐다. 재개된 경기는 도로공사의 3-2(19-25 28-26 23-25 25-23 16-14) 역전승으로 끝났고 흥국생명의 연승 행진은 '11'에서 끝났다.
한국배구연맹 김건태 심판부장의 지적대로 사건의 시작은 김연경의 도를 넘어선 항의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흥분한 김연경을 진정시키지 않은 황현주 감독과 노란 카드를 빨간 카드로 번복한 심판의 소신 없는 판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남자부의 현대캐피탈은 LIG를 3-0으로 꺾고 18승5패를 기록해 선두 삼성화재(18승4패)를 바짝 뒤쫓았다.
◇ 21일 전적
△여자부
도로공사(11승7패) 3-2(19-25 28-26 23-25 25-23 16-14) 흥국생명(16승3패)
△남자부
현대캐피탈(18승5패) 3-0(25-17 25-23 25-23) LIG(11승12패)
대한항공(16승7패) 3-0(25-20 25-17 25-22) 상무(2승21패)
이상준기자 jun@ 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